‘누가 더 준비된 기후 대통령일까요?’ 대선을 앞둔 지난 7일 헤럴드경제 6면 기사의 제목이다. 헤럴드경제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공동으로 이재명·윤석열·심상정 당시 대선후보를 상대로 환경 분야 질의응답을 진행, 보도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대선은 끝났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탄생했다. 다시 당시 기사를 꺼내본다. 윤 당선인은 준비된 기후대통령일까?

사실 윤 당선인은 환경단체에서 크게 환영받는 후보는 아니었다. 후보토론회에서 불거진 ‘RE100’ 논란도 컸다. 환경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모를 수 없는 용어란 이유에서다. 물론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주요 환경단체들은 대선후보를 상대로 공약 질의·제안 등의 캠페인을 연이어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답변이 부실하거나 응답이 늦는 등 윤 당선인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가 진행한 질의응답에서도 그린피스 내 전문가들의 비판은 매서웠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관련해 이해와 정책 제시가 미흡하다” “대규모 원전 확대에 기반해 에너지정책을 수립했는데 위험성, 경제성, 수용성,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의 실현 가능성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등의 비판을 내놨었다.

지난 비판과 우려를 굳이 또 언급하는 건 새 정부 출범에 재 뿌리는 심정은 결코 아니다. 부디 20대 대통령이 진정한 기후대통령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시대적 부름도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경영의 최우선 화두가 되고,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외교 현안으로 부각된 시기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젊은 층에선 플로깅, 제로웨이스트, 용기(容器) 내 챌린지 등 각종 환경운동이 놀이처럼 유행이다. 이 시대가 기후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환경단체들의 기대는 크지 않다. 대선기간에 보였던 모습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은 기대감은 오히려 기회다. 조금만 변해도 감흥이 크다. 가장 효과적인 건 예상 외 반전이니 말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헤럴드경제가 제안한 ‘대통령·청와대 환경실천 7대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해서 일상 속에서부터 친환경활동을 실천하자는 취지에서다.

7대 약속은 ▷명절선물이나 청와대 기념품 등에서 포장재가 없거나 최소화한 물품을 마련하겠다 ▷대체육을 청와대 식단에 포함해보겠다 ▷산책 및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플로깅활동에 참여해보겠다 ▷종이 없는 회의를 진행,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막겠다 ▷청와대는 텀블러나 다사용컵만 사용하겠다 ▷고체 치약, 리필세제 등 포장 없는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체험해보겠다 ▷청와대는 모든 업무차량을 임기 내 친환경차량으로 바꾸겠다 등이다. 플로깅을 직접 해보거나 대체육을 체험하고, 선물이나 청와대 기념품 등에서 포장재를 최소화한 물품을 준비해보는 식이다. 의지만 있다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약속들이다.

윤 당선인이 7대 약속을 지켜주기를 소망한다. 일상에서부터의 작지만 소중한 변화, 기후대통령의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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