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공정 관련 설비 확장에 약 30억달러(3조7000억원)을 투자

18A(옹스트롬) 기술 도입…기존보다 앞당긴 2024년 하반기 계획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인텔 제공]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인텔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사업을 기반으로 반도체 리더십 회복을 노리는 인텔이 첨단 공정 기술 확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자사의 첨단 공정 관련 설비 확장에 약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을 투자한 인텔은 최첨단 노드 기술 역시 삼성전자나 TSMC보다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인텔은 미국 오리건주 힐스보로에서 새로운 ‘모드3’(Mod 3) 공장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모드3 공장은 인텔의 론러 에이커스 캠퍼스에 있는 D1X 공장 27만제곱피트(약 7587평)을 확장한 것이다. 인텔은 지난 3년간 D1X 공장 내 모드3의 증설을 위해 약 30억달러 가량을 투입했다.

오리건 공장은 과거부터 인텔의 최첨단 제조 공정이 진행된 곳이다. 27만제곱피트(약 7587평)의 새로운 클린룸 공간(극도로 낮은 공기 중 미립자를 유지하는 특수 웨이퍼와 칩 처리 공간)이 마련될 예정인 모드3에선 업계 최초로 하이 NA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이 적용될 계획이다. 리소그래피란 미세하고 복잡한 전자회로를 반도체 기판에 그려 집적회로를 만드는 기술을 뜻한다.

하이 NA EUV 노광 장비는 네덜란드의 ASML이 개발한 신제품이다. 하이 NA EUV 장비는 기존 보다 적은 횟수로 미세 회로를 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광 렌즈 수차(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회로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 사용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칩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텔은 하이 NA 도입 장비를 삼성전자나 TSMC 등 경쟁사보다 선제적으로 확보해 파운드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바 있다.

인텔은 리본펫(RibbonFET) 트랜지스터와 파워비아(PowerVIA) 기술 역시 D1X 공장에서 활용하게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본펫은 인텔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적용 트랜지스터를 뜻한다. 해당 기술을 통해 트랜지스터 내부 게이트의 접촉면을 늘려 전자의 흐름을 이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리본펫 기술은 이전 세대인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기술보다 한단계 앞선 기술로 평가된다.

파워비아 기술의 경우, 한쪽 면만 이용하던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벗어나 바닥면까지 활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다. 신호와 전력의 공급 경로를 분리해 깨끗한 신호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경쟁사보다 최첨단 공정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인텔은 18A(옹스트롬) 노드 제조를 기존 2025년에서 반년 앞당긴 2024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은 지난 2월 중순 열린 ‘인베스터데이’ 당시에도 언급했던 바 있다”고 말했다. A(옹스트롬)은 0.1nm(나노미터·10억분의 1m)을 뜻한다. 업계에서 인텔의 20A를 2nm 내외 수준 기술로 보고 있는데, 18A는 20A보다 보다 더 세밀한 기술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 모두 현재 2nm(나노미터) 수준의 양산 시점을 2025년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텔의 기술 개발 속도가 공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인텔은 최근까지 오리건 지역에 520억달러(약 64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인텔 관계자는 “이날 발표는 미국 칩 제조·공급 확대뿐만 아니라 반도체 칩의 공정 기술 측면에서 다시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인텔이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반도체 산업의 미국 기술 리더십과 공급망 회복에 대한 의지도 피력하며 자사의 차세대 반도체 전략의 핵심인 ‘IDM(인텔 통합 장치 모델) 2.0’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