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부친 안영모(92)씨가 19일 별세함에 따라 안 위원장은 22일까지 인수위에 출근하지 않고, 상주로서 빈소를 지킨다.
안 위원장은 전날 부친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도, 오후에 인수위원회 산하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이후에는 국회로 이동해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선언'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야 부산으로 향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유족들은 20일 낮 12시부터 조문을 받는다.
유족들은 "코로나19가 아직 확산세이고, 평생 베푸는 삶을 사신 고인의 유지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고인이 된 안 씨는 안철수 위원장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평생 본보기'였다. 안 위원장이 의대 진학을 한 것을 비롯해 평생 '사회에 대한 기여'를 중시하며 살아온 데는 아버지의 그림자가 곳곳에 드리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63년 부산 범천동 판자촌에 범천의원을 열어 2012년까지 49년간 '동네 의사'로 일하며 '부산의 슈바이처'라 불렸다. 2남1녀 중 장남인 안 위원장은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평생 '롤모델'로 삼았다.
고인은 자녀들에게 평소 '금전보다 명예를 중시하라', '지금까지 좋은 일을 했더라도 앞으로 더 많이 해야 한다', '평생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가르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영향을 받은 안 위원장이 공대에 가고 싶은 꿈을 접고 의대에 진학해 아버지에 이어 2대째 의사를 하다가, IT 벤처기업 '안랩'을 창업해 자신이 개발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했고, 이후 대학 교수를 거쳐 정치에 투신했다.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 안 위원장의 '나눔의 철학'도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공대 대신 의대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피를 끔찍하게 싫어하던 내가 아버지가 좋아하실 거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의대에 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알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아버지와 대화를 하거나 직접 가르침을 받은 적은 없지만 아버지의 생활을 보면서 자연스레 터득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고인은 4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 배달 소년을 데려다 치료한 뒤 "어린 학생이 무슨 돈이 있겠냐"며 치료비를 받지 않고 돌려보낸 일화가 지역 일간지에 실리기도 했다.
고인이 지난 2012년에 평생 운영해오던 병원 문을 닫은 건 안 위원장의 정치권 입문과 무관치 않다. 당시 안 위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며 취재진의 병원 방문이 잦아진 데 부담을 느낀 고인이 병원을 조기 폐쇄했던 것이다.
고인은 2012년 대선 당시 안 위원장에게 "대선에 안 나가는 게 좋겠다"며 아들의 출마를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치에 입문한 뒤에는 가장 든든한 응원군이 돼줬다.
안 위원장은 3번째 도전이었던 이번 대선 기간 중 가족사진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설 연휴를 맞아 귀국한 손녀딸을 보러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부모님과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안설희 박사 등 3대가 한자리에 둘러앉은 단란한 모습이었다.
당시 한복을 차려입은 안 박사는 이제는 고인이 된 할아버지의 무릎에 손을 얹어 활짝 웃어 보이기도 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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