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포럼서 나온 ‘ESG경영’ 최신 대응법

대한상공회의소가 21일 개최한 ‘제9차 대한상의 ESG경영포럼’에서 우태희(왼쪽 두 번째)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가 21일 개최한 ‘제9차 대한상의 ESG경영포럼’에서 우태희(왼쪽 두 번째)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유럽 은행들은 이미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나 기업에 여신 한도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공급망 실사를 통해 협력사 인권이 보호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하는 제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대가 기업들의 투자처 확보와 직결되고 ESG를 강제하는 행정 규제가 갈수록 심화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수출 및 현지 진출 시 환경은 물론 인권 리스크까지 챙기는 ‘마이크로 경영’이 핵심 대응 방향으로 제시됐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딜로이트 안진과 서울 중구 상의 회관에서 개최한 ‘제 9차 대한상의 ESG경영 포럼’에서 이옥수 딜로이트 안진 이사는 “친(親)ESG 투자가 확대되면서 2021년 글로벌 ESG채권 시장 규모는 약 1000조원에 달해 2015년 대비 20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이 이사는 “투자자들이 친 기후·친 ESG에 해당하는 사업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확대하고, 반(反)기후·반 ESG에 해당하는 사업 또는 기업에는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은행들은 이미 반 기후 업종 및 기업에 대해 여신 한도를 축소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권 역시 동일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ESG 이슈가 발생한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수행하고 있고, 국내 사모펀드 역시 투자대상기업에 대한 ESG 실사를 통해 ESG 이슈가 있는 기업에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원활히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에 보다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ESG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국내기업 중 그린워싱(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 문제가 제기된 사례들이 있었다”며 “그린워싱 리스크로 인한 신뢰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선 ESG 채권 발행시 실제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선경 한국ESG연구소 센터장은 “환경과 인권이 지속가능하고 책임있는 방식으로 반영되도록 EU 집행위가 올해 2월 기업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공급망 ESG 실사와 보고가 자율의 영역에서 정책과 제도의 영역으로 편입된 것이 핵심”이라며 “공급망 실사 지침을 위반한 회사와 거래하는 EU 역내 기업에게 벌금 등 행정제재를 부과할 수 있어서,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대기업은 물론 EU 기업에 수출하는 중견·중소기업까지 ESG 준수 사항을 인증·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법안 영향에 글로벌 협력업체 선정 및 유지와 관련 ESG가 주요 고려 요소로 부각될 전망으로 EU 진출·수출기업은 인권 및 환경과 관련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과 체계를 마련하고 필요 시 조치를 시행·보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손재식 한국거래소 팀장은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 대상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서 1조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됐다”며 “회사 소유구조나 주요 사업 내용 변경시 주주 보호 방안 마련, 내부거래·자기거래 내용 주주대상 설명 의무화, CEO 승계 프로그램 관련 내용 보고서 세부 명시 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물적분할·합병 등으로 회사의 소유구조를 변경하고자 한다면 소액주주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하고 반대 주주의 권리 보호 등 주주 보호 방안을 스스로 마련하고 이에 대한 세부 실천사항까지 기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주재한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투자자들의 요구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ESG가 이제는 자금조달, 해외수출 등 실질적인 경영활동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ESG경영에 수반되는 노력을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기업 차원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