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정책방향, 규제→진흥 중심으로”
모호한 심사기준 구체화·절차 간소화 추진
일각선 불법 행위 견제·감시 약화 우려도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재승인 기간을 현행 최대 5년에서 최대 7년으로 늘리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3~5년마다 돌아오는 재승인 기간으로는 안정적인 콘텐츠 투자나 사업 운영계획을 세우기 힘들다는 사업자들의 요청을 수용한데 따른 것이다. 인수위는 종편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등에 대한 정책 무게추를 ‘규제완화’와 ‘진흥’에 실으면서 사업자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26일 헤럴드경제에 “기본적으로 미디어 정책 자체가 기존의 규제 중심에서 진흥으로 가면서 그동안 업계에서 요구해왔던 여러 가지 사항들이 합리적이고 산업을 진흥시키거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수용하는 쪽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온 규제완화와 민간 주도 산업 환경 마련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승인 심사기준도 보다 구체적으로 바뀌고, 절차도 보다 간소화된다. 이 관계자는 “(재승인) 심사 규정 같은 경우도 지나치게 늘어나거나 정성적인 부분들도 많았고 했던 부분을 좀 간소화시키자는 것이 큰 틀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종편뿐만 아니라 홈쇼핑, 보도전문채널 등 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방송법에 따라 3~5년의 승인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을 받고 있다. 방통위는 전문가 9~15인으로 구성된 재승인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하며, 총점 1000점 가운데 650점 이상을 얻으면 재승인 된다. 세부적으로 700점 이상은 승인기간 5년, 650점 미만은 ‘조건부 재승인’으로 3년을 부여받거나 재승인이 거부된다.
재승인 기간 연장과 절차 간소화는 그간 종편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해왔던 사항이다. 미디어 시장 내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짧은 유효기간은 안정적인 사업 기반 마련과 콘텐츠 투자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재승인 심사를 한 번 받을 때마다 행정적으로 소요되는 부분이 굉장히 크다. 재승인 때마다 (방통위에 제출하는 자료만) 거의 트럭 하나가 가야되는 수준”이라며 “외국 같은 경우도 이렇게 (허가 유효 기간이) 짧은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학계 및 업계에서는 재승인 심사기준 역시 정량지표보다는 정성지표가 많아 주관적 평가가 이뤄지기 쉬워 정책당국이 사업자를 통제하는 수단을 변질될 수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심사항목 가운데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 등의 경우 자의적인 평가가 개입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종편 재승인 기간은 방송법 시행령에 규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새 정부 출범 후 시행령 개정만으로 기간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방송법, 혹은 방송법 시행령을 고치는 부분은 따로 살펴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일단은 미디어정책 방향성을 ‘진흥’에 두고 사업자들의 합리적인 (규제완화) 요구는 수용한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종편사업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앞서 MBN의 경우 2011년 종편 출범 당시 납입자본금 3950억원 중 일부를 편법으로 납입하고 최초 승인과 2014년, 2017년 재승인시 허위 주주명부와 재무제표 등을 제출해 재승인 취소 문턱까지 간 사례가 있다. 방통위는 MBN에 대해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현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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