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 해군 소속으로 흑해함대의 자존심으로 통하던 순양함 모스크바(Moskva)호가 지난달 침몰한 건 미군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군에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5일(현지시간) 파악됐다.
미 NBC방송·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모스크바호의 지난달 14일 침몰은 미국의 지원이 없인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스크바호의 침몰은 71일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측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사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발사 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남쪽을 항행하는 한 함정에 대해 미국에 물어봤다.미국은 이 전함을 모스크바호로 식별하고 위치 확인을 도왔고,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모스크바호를 표적으로 삼았다.
미국 관리는 모스크바호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는데도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이 전함을 공격하기로 결정한 걸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모스크바호가 기술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데도 이를 격퇴한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높이 평가해왔다. 우크라이나 측은 모스크바호가 화염에 휩싸여 침몰하고 있다는 보고와 보도가 잇따랐을 때 자국군이 발사한 넵튠 미사일 2기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원인불명의 화재가 선상에서 발생하고 탄약에 옮겨 붙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론 미군 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군의 장비, 지휘통제 센터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왔던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우크라이나 측과 정보를 공유하는 걸 극도로 민감한 사안으로 취급해왔다. 러시아 측이 이를 빌미로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보복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장성을 겨냥해 사살하는 데 미 정보당국이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지만, 미 국방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유용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우크라이나측에 제공하고 있지만 세부사항은 알리지 않는 식이었다.
다만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군은 미국, 영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군에 정보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관영매체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장성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정보 공유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가 구체적인 조처를 취할 건지 묻자, “물론 러시아군은 이 상황에서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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