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외교안보 전문가 푸틴 향후 행보 전망
미 외교협회장, “러, 승리선언· 휴전도 테이블에”
前 러 주재 미 대사 “푸틴에 남은 움직임·아이디어 없어”
“푸틴, 아동·고령층 등 대상 테러 자행” 우려도
미 국방부 “러군 중급 장교들, 사령관에 불복종”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으로 장기간의 저강도 군사 교착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연설에서 그가 전면전 선언 등 긴장고조를 부를 만한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근거다.
미국의 대표 외교전략가 가운데 한 명인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푸틴에겐 3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길고 강도가 낮으며 사상자가 감소하는 군사 교착상태를 유지하는 안을 첫번째로 꼽았다.
하스 회장은 두번째로 러시아가 승리를 선언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국경을 기준으로 휴전을 하는 데 동의하는 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거론했다. 여기엔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고,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받아들이며, 서방이 부과한 대 러시아 제재의 일부를 해제하는 것을 하스 회장은 포함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갖고 있는 마지막 옵션으론 긴장고조를 꼽았지만, 별도의 부연설명은 없어 가능성은 낮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하스 회장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한 전승절 연설과 관련, “그는 전쟁을 하기로 한 결정을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것으로 계속 묘사했다”며 “성취가 없는 상태에서 전쟁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을 국내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려면 그에겐 필수적인 구분”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푸틴의 연설은 그에게 남은 움직임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한 동유럽 전문가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아동과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테러를 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서방이 우려한 전면전 선언 등은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3무(無) 연설’이라는 관전평도 나온다. 러시아가 고집하고 있는 ‘특수군사작전’이란 명칭 대신 전쟁을 선언하거나 총동원령 발표가 없었고, 핵 위협도 거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등을 점령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승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특히 러시아군 최고 지휘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도 전승절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지난달 말께 돈바스 지역 전선을 시찰하다 부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 군 당국은 그가 시찰에 나섰다는 점은 확인했지만, 부상을 당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군의 중급 장교들이 사령관에게 불복종하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이날 평가했다. 명령 불복종의 주체는 대대급 지휘관과 같은 고위직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지 않은 병력을 추가로 동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미 국방부는 파악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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