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검찰, 러시아 미디어 차단한 서방국의 미디어 차단 권한

英 망명 리트비넨코 독살 용의 루고보이 의원 등 공동발의

우크라 침공 ‘특수군사작전’ 부르는 러시아 여론 통합 용이

러시아 의회가 외국 미디어 소속 기자와 특파원의 러시아 내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을 마련해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사진은 러시아 하원 입구. [타스]
러시아 의회가 외국 미디어 소속 기자와 특파원의 러시아 내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을 마련해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사진은 러시아 하원 입구. [타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 의회가 외국 미디어 소속의 기자와 특파원의 자국내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

24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러시아 언론을 차단하거나 차별한 국가에 대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해당 국가의 언론을 러시아에서 금지할 수 있도록 검찰에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러시아가 국내 반전(反戰)·반정부 여론의 확산과 사회 분열을 막고자 서방 미디어를 국내서 원천 차단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법안에 따라 검찰은 러시아 미디어를 제한하고 있는 국가의 미디어를 금지하는 임무를 지닌다. 검찰은 또 불법 정보를 유포하는 외국 미디어의 등록,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불법 정보는 “러시아의 대중과 정부, 헌법에 무례를 보여주는 보도 같은 것, 러시아 군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의원들은 또한 당국이 금지한 불법 정보를 반복적으로 확산시키는 정보 자원에 대한 접근을 제한시키는 정보법 개정안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다.

발의 의원들은 법안 공식 설명에서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매스 미디어는 사회 정보화 상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추가 검토와 상원 검토와 결의를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법안에 따라 외무부 인가가 취소된 미디어 소속 기자들은 더 이상 러시아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한달 지난 시점인 3월에 러시아군 관련 거짓 뉴스를 퍼트리는 행위에 최고 15년의 징역형을 처분할 수 있도록 형법을 개정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서방 언론은 러시아에서 자사 기자들을 철수시켰으며, 로이터 등 일부는 남았다.

로이터가 입수한 요약본에는 “외국에서 러시아 매스미디어 운영을 제한하는 비우호적 행동이 확인되면 외국 기자와 특파원은 그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법안은 2006년 영국에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를 독살한 혐의로 영국 검찰에 의해 궐석으로 기소된 안드레이 루고보이를 비롯해 영향력있는 의원들이 발의했다.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출신 리트비넨코는 영국 망명 후 2000년에 푸틴의 반정부 인사 암살계획을 폭로했으며, 호텔에서 독극물이 든 홍차를 마시고 사망했다. 전 KGB 요원이던 루고보이가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그는 계속 혐의를 부인해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스푸트니크, 리아노보스티 TV채널 같은 친정부 러시아 언론이 서방에서 제재 대상이 된 데 대해 언론의 자유를 무시한 것이라며 비판해 왔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