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복 없이 입수는 무리”…진술 공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고발 방침…“기획자 끝까지 밝할 것”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월북 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늘 뉴스에서 이씨가 월북했다는 보도를 보고 터무니없는 말이라 깜짝 놀랐다” (이대준 씨 유족 측이 17일 공개한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2020년 서해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당시 군 당국과 경찰 수사가 '월북'에 맞춰져 꾸며졌다며 해양경찰의 진술조서를 공개하고 나서면서다.
피살 공무원 유족 측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월북 프레임을 만들려고 조작된 수사를 한 것"이라며 그 책임자로 문 전 대통령과 서 전 국가안보실장을 지목했다.
유가족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씨가 탔던 어업관리선 무궁화10호 직원들의 해경 진술조서를 제시하며 당시 문재인 정부 책임자들을 규탄했다.
김 변호사가 공개한 진술조서에는 이 씨에게 월북 의도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직원들의 발언이 들어있다. “월북하려면 방수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그 추운 바닷물에 그냥 들어갔다는 것을 통해 월북이 아니라 자살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방에 방수복이 있지만 이대준씨의 방에 가보니 방수복이 그대로 있는 걸로 확인됐다” “9월 21일 1시부터 6시까지 밀물로 물살이 흐르고 있어 그것을 뚫고 북쪽으로 간다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등이다.
이 밖에도 "정치색이 드러나는 말을 듣지도 못했다",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등 당시 해경은 월북 가능성을 부인하는 취지의 직원들 진술을 확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이 (방수복 없이) 물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만에 사망한다고 말한 내용 등도 빠졌다.
김 변호사는“월북이라는 방향과 달라 이걸 맞추기 위해 증거를 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문 전 대통령이 피살 공무원 사건 보고를 받은 뒤 3시간이 지나 사망하였는 바 그 시간 동안 문 전 대통령이 무대응했으면 직무유기죄로, (사태를) 방치하도록 지시했으면 직권남용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이었던 이대준 씨는 2020년 9월 서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당시 해양경찰청은 군 당국의 첩보와 이씨에게 도박 빚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건 2년 만인 16일, 결론이 뒤집혔다. 인천양경찰서는 이날 "(숨진 이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말을 바꿨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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