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어느 조직에나 통용되는 만고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인사는 우리나라 역대 정부에서 늘 골칫거리였다. 윤석열 정부도 예외일 수 없었다. 출범 2개월이 되지 않은 새 정부 내부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으나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사퇴하고 국회 인사청문 절차 없이 임명하는 모습이 되풀이되면서 부실검증 논란이 어느때보다 거세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결국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새 정부 들어 3번째 낙마다. 정호영 전 후보자와 김인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뒤이은 것이다. 특정 부처 장관 후보자의 연속 낙마는 초유의 일이다. 정부 출범이 두 달 가까이 지난 시점인데도 국무위원 한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게 됐다.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 발표가 나온 직후 윤 대통령이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다.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 없는 임명 강행이다. 새 정부 들어 ‘청문회 패싱’은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벌써 3명째다. 국회 원 구성이 난항을 겪으면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못했다고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안 그래도 정권 초기부터 대통령실과 내각 등 권력기관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를 대거 배치한 윤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을 놓고 논란이 이어져 와 피로감이 커진 상태다. ‘서오남(서울대, 50대 이상, 남성)’ 시비에도 자유롭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출근 부실 인사 논란에 대해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이 많았다’는 질문에는 손가락을 흔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고,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해보라”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까지 냈다. 또 전 정부 탓이다.

문제는 반복되는 인사 실패와 맞물려 국정 지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3%,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긍정평가는 4주만에 10%포인트가 빠졌고 부정평가는 8%포인트가 올랐다. 부정 평가 이유 1위에 ‘인사’(18%)가 꼽힌 점이 눈에 띈다. 국민은 어찌 됐든 윤 대통령의 인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윤 대통령이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4일 도어스테핑)이라고 했지만 임기 초 그만큼 국정동력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사 난맥상이 조속히 수습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와 공직의 기강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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