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2022 시즌2 출발
오스모 벤스케 감독 마지막 시즌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오스모 벤스케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 마지막 시즌의 첫 연주회가 막을 올렸다. 시즌2의 첫 공연이지만, 이번 연주회는 이별의 아쉬움을 일찌감치 불러온 시간이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지난 7~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과 함께 하는 마지막 시즌을 시작했다. 2022년 시즌2의 첫 시작을 알린 협연자는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였다.
시즌2의 첫 공연은 아름다운 선율로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제2번으로 시작됐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피델리오’의 첫 번째 서곡인 이 곡은 오페라의 음악적 소재들이 고루 나타난다. 장대한 구성에 맞게 가득 찬 웅장한 음표들은 허공을 파도처럼 휩쓰는 벤스케 감독의 몸짓과 손 동작에 따라 상승형으로 달려나갔다.
2019년 열린 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우승자인 프랑스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는 이날 연주회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협연했다. 이 곡은 베토벤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이면서 시적인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캉토로프는 보다 자유분방한 독창성으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따뜻한 음색의 피아노가 문을 열면 같은 선율을 바이올린이 이어받고, 유려하게 선율을 그려낸다. 캉토로프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때와 독주 피아노로 연주할 때 캉토로프는 능숙한 강약 조절로 호흡을 맞췄다. 피아노 아래로 흐르는 첼로의 낮은 음이 묵직하게 아름답게 들려왔다. 3악장에선 전력질주하는 몰아치다 호쾌한 마무리로 쾌감을 안겼다.
이날 공연의 압권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3번이었다. 2022년 시즌1부터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연주(시벨리우스 사이클)’을 진행하고 있는 벤스케 감독은 이 곡을 임기 첫해인 2020년 한 차례 선보였다.
오스모 벤스케 감독의 시벨리우스 교향곡은 관객을 핀란드의 대자연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교향곡 3번은 시벨리우스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한 작품”(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으로 꼽힌다.
1악장의 힘찬 출발을 함께 하면, 벤스케 감독이 조화롭게 빚어낸 악기들의 하나된 소리에 취하게 된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조화로움은 이 곡을 통해 빛을 발한다. 음악의 한가운데에 놓인 관객은 하늘을 향해 치솟은 침엽수가 빼곡한 숲으로 들어선 듯한 착각이 든다. 그 안에서 보물찾기를 하듯 현의 피치카토를 발견하고, 첼로의 우아함을 듣는다. 마지막 악장에 이르면 어지럽게 뒤섞인 음형, 바이올린의 질주에 온몸에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그러다 금관악기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으면 연주는 끝을 맺고 관객을 여운을 품는다.
벤스케 감독의 ‘시벨리우스 사이클’은 그간 국내 교향악단의 연주에선 들어본 적 없는 시벨리우스 교향곡의 진면목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서울시향과 벤스케 감독의 시벨리우스는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았다. 2015년 11월 객원 지휘자로 교향시 ‘포욜라의 딸’ Op.49를 처음 연주한 이후 벤스케 감독은 꾸준히 시벨리우스를 선택했다. 2019년 2월 ‘핀란디아’와 교향곡 6번, 7번을 연주했고,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2020년 6월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을 선보였다. 그 해 11월엔 교향곡 3번, 2021년 4월엔 교향곡 1번, 8월엔 ‘핀란디아’를, 올해 3월엔 ‘전설’을 들려줬다. ‘시벨리우스 사이클’을 시작한 것은 올 4월이었다. 교향곡 5번으로 시작, 시벨리우스와의 만남을 시도하는 이 연주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 서울시향의 연주는 다년간의 호흡으로 벤스케 감독의 ‘시벨리우스’ 교향곡을 온전히 이해한 것처럼 들린다. 시간의 길이와 함께 더욱 견고한 아름다움을 더해가는 벤스케 감독과 단원들의 앙상블은 오래도록 기록될 연주를 만들어가고 있다.
오스모 벤스케 감독과 서울시향은 현재 국내에선 6번의 공연(10월 11일, 12일, 14일, 12월 14~16일)을 남겨두고 있다. 10월 17~29일까지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비엔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영국 런던에서의 유럽투어를 이어간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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