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압수물 바탕 줄소환 예정
박지원 부상...조사 지연 불가피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 관련자 소환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지난주 국가정보원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조만간 국방부와 군을 비롯해 다른 기관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착수할 전망이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의 파견 승인을 받은 2명의 검사는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에 최근 합류해 근무를 시작했다. 법무부령인 검찰근무규칙상 검사의 직무대리 기간이 1개월을 초과할 경우 법무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최소 한 달을 넘는 기간의 파견 근무가 허용됐다는 점에서 이들은 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공수사1부에서 수사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부장 포함 기존 공공수사1부 7명에 파견된 2명까지 9명이 이 사건을 수사한다.
검찰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첩보 보고서 삭제 지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에 대해 당국이 자진 월북한 것으로 결론냈는데, 이와 다른 정황이 담긴 자료들이 삭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씨 사망 직후 군 정보 유통망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에 올라와 있던 대북 감청 정보 등 기밀 자료들이 삭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더 커진 상태다. 삭제된 자료에는 이씨 사망 전후 대북 감청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씨 유족들은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이영철 전 합동참모본부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가 직무관련성 없는 부대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삭제한 것일 뿐 정보 원본을 삭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씨에 대한 자진 월북 판단의 배경과 선후 관계를 확인할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밈스 정보 삭제 배경 등 경위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검찰은 지난 14일 국방정보본부에서 밈스를 관리하는 직원 3명을 참고인 조사했다.
아울러 지난주 국정원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주부터 국정원 관계자 등을 불러 박 전 원장이 당시 첩보 보고서 삭제를 지시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이 첩보 보고서에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과 배치되는 내용이 있어 박 전 원장이 삭제하도록 했다는 것이 국정원 고발 혐의의 골자다. 박 전 원장은 자신에 대한 국정원의 고발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줄곧 일관되게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박 전 원장이 전날 부상을 당하면서 실제 조사가 더 지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전 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길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일내 수술을 한다면 약 1개월 반의 치료가 필요하다니 여러 가지로 재수가 없다”고 적었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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