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김동연 경기지사 취임 한 달은 격랑 속에 휘말려 좌초위기에 직면했다.
김동연 지사는 취임 초부터 ‘비상경제’를 내걸고 ‘공명정대·실사구시’를 도정 원칙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재명 전 지사 때와 달리 여야동수 경기도의원의 맞구도가 형성되면서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경제부지사를 요청했고, 김동연 지사는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연정을, 김 지사는 ‘낮은 수준의 협치로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맞섰다. 김 지사는 기자와의 오찬을 통해 마이웨이(My Way)를 선언했다. ‘남경필도 아니고 이재명도 아니다’라는 의미다. 김 지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수도권 현안을 논의하는 물꼬도 텄다.
하지만 복병이 등장했다. 임명 하루 전 김용진 경제부지사가 남종섭 민주당 대표와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와의 비공식 만찬에서 술잔을 던졌다는 소위 ‘술잔투척’ 사건을 일으켰다. 그는 논란 사흘 만에 사퇴했다. 곽 대표는 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혐의로 김 부지사를 경찰에 고소했다. 김 경제부지사 사퇴배경은 “더 이상 김동연 지사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교착상태에 빠진 도의회 원 구성과 도·도의회 협치와 관련해 논의하다 언쟁이 벌어졌다. 김동연 1호 인사는 이렇게 무너졌다. 김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사의표명 의사를 받아들였다며 도의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론으로 마무리 지어진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제부지사 강행을 위해 노력해온 김동연 지사에겐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김동연 지사는 “민생은 어렵고 비상경제”라고 주장한다. 경제가 어렵다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김 지사 취임 초 ‘비상경제’ 발언은 의미심장하고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젠 달라질 것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팽팽한 접전 속에 김용진 경제부지사의 행태는 화약고에 기름을 부은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했다. 비상경제를 풀기 위해선 추경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추경안 처리가 지연되면, 김동연 지사나 경기도의회나 도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 누가 잘하고 누가 나쁜지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감정’이 개입됐다. 이 문제는 쉽사리 풀릴 것 같지도 않다. 비상경제를 풀겠다는 김동연의 이념은 실사구시로 투영돼야 한다. 정치는 10을 가지면 2를 내줘야 한다. 전부 가질 수는 없다. 도의회도 마찬가지다. 추경안이 통과되도록 빗장을 풀어야 한다. 도민들은 서로 이전투구(泥田鬪狗·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를 구경하기 위해 김동연 지사와 경기도의원을 선출한 것이 아니다. 의원들도 감정을 내려놓고 현실정치로 돌아와야 한다. 김 지사의 비상경제 해법은 왜(why)는 충분한데 어떻게(How)가 빠져있다. 낮은 수준의 협치만이 ‘어떻게’의 정답은 아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는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진리를 탐구한다는 의미다. 객관적인 사실은 여야동수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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