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아저씨·헤엄 영웅·강남역 슈퍼맨 등
폭우 피해 가운데 ‘시민 히어로’ 미담 사례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경기 지역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한 아파트 주민들이 새벽부터 힘 모아 물길을 뚫으며 산사태를 막은 미담이 알려졌다.
9일 KB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산책로에 물이 차기 시작했다. 인근 모락산의 흙이 폭우로 흘러 내리면서 물길을 막은 것이다.
경비실은 결국 새벽이었지만 주민들에게 긴급 방송을 했다. 이대로 두면 더 큰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다. 경비실은 "산사태로 인해 산책로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민들은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방송을 들은 한 주민은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다음 날 출근하는 직장인이 많은 아파트인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채였다.
하지만 현장에는 이미 주민 30~40여명이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쓰레받기를 손에 들고,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돌과 흙을 치우면서 물길을 뚫었다.
이 사연을 제보한 주민은 "평일 새벽인데, 또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인데 많은 분이 모여 도움을 준 장면이 따뜻해서 한번 제보해봅니다"라고 했다.
'시민 영웅'들의 미담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 배수로 뚫어주신 아저씨'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의정부 용현동 내 한 도로가 흙탕물로 잠긴 사진을 올리며 "물에 잠긴 도로가 500m가 넘는데, 배수로가 막히니 30분 정도 만에 사람들의 무릎까지 (물이)차올랐다"며 "어디선가 아저씨가 나와 쭈그리고 앉아 배수로에서 쓰레기를 마구 뽑았다. 아저씨가 배수로를 뚫으니 10분도 안 돼 그 많던 물이 다 빠졌다"고 했다.
목까지 차오른 물에 고립된 운전자를 구한 용감한 시민에 대한 제보도 공개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 B 씨는 한 시민이 물에 잠긴 자동차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여성 운전자를 구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영상 속 시민은 자신의 목까지 차오른 물 속 운전자를 뒤에서 잡고 헤엄쳤다. B 씨에 따르면 이 시민은 운전자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별다른 말 없이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의 도로가 물에 잠긴 상황에서 한 시민이 물과 쓰레기로 막힌 도로 내 배수관을 맨손으로 정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당시 사진을 처음 올린 C 씨는 "아저씨 한 분이 폭우로 침수된 강남역 한복판에서 배수관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냈다"며 "덕분에 종아리까지 차오른 물도 금방 내려갔다. 슈퍼맨이 따로 없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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