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Connect(연결)’:자연-사람-문명의 조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만년쯤 전 제주도의 용암이 달린 지상·지하의 길을 2022년 리오프닝 국면, 사람들이 쫓았다. 용암의 길에 사람이 가는 행렬은 10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은 큰 용암하천을 이루고, 들판으로 나아가 덕천리 중산간에도 생명수가 고이도록 빌레연못 그릇을 여럿 만들어 주더니, 지하로 다시 들어가 동굴을 만들며 달리다, 결국 바닷물을 만나 문명의 터를 일궜다. 제주 북동쪽 거문오름을 꼭지점으로 김녕리-월정리-행원리-성산리에 이르는 동북의 부채꼴 지형이다. 부채꼴 속 내륙에는 덕천문명, 선흘문명이 자리한다.

벵뒤굴은 거문오름 폭발 직후 용암하천을 나온 용암들이 갈 곳을 찾으려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듯 작은 동굴이 미로처럼 형성돼 있다.
벵뒤굴은 거문오름 폭발 직후 용암하천을 나온 용암들이 갈 곳을 찾으려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듯 작은 동굴이 미로처럼 형성돼 있다.
거문오름의 가운데 오목한 부분은 용암분출이후 제자리에서 한동안 동그랗게 맴돌던 구룡농주(9남매중 막내딸)이고 아랫쪽으로 용암하천 자국이 선명하다. 벵뒤굴은 용암의 주류(웃산전굴-웃산전못-용암교-북오름굴-북오름못-대림굴-만장굴-김녕굴-용천굴-당처물굴)에서 약간 벗어나 사진의 오른쪽으로 흘러가다 형성되었다.
거문오름의 가운데 오목한 부분은 용암분출이후 제자리에서 한동안 동그랗게 맴돌던 구룡농주(9남매중 막내딸)이고 아랫쪽으로 용암하천 자국이 선명하다. 벵뒤굴은 용암의 주류(웃산전굴-웃산전못-용암교-북오름굴-북오름못-대림굴-만장굴-김녕굴-용천굴-당처물굴)에서 약간 벗어나 사진의 오른쪽으로 흘러가다 형성되었다.

▶유네스코 심사위원의 감탄= 컴컴한 벵뒤굴, 웃산전굴, 만장굴을 지나니 검은 동굴은 점차 삶과 생명의 자국이 더해져, 용천, 당처물 동굴에 이르자 황금색, 회색빛 고드름으로 응결되는 석회동굴로 살아 숨쉬었다.

거문(검은) 용암동굴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지만, 어로와 농경의 흔적이 스며든 용천, 당처물 굴은 긴 용접봉 같은 문명의 고드름을 촘촘하게 드리우며 아름답게 살아쉼쉬고 있었다.

용천동굴 부터 검은색은 옅어지고 문명이 들면서 붉거나 노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용천동굴 부터 검은색은 옅어지고 문명이 들면서 붉거나 노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해안과 아주 가까운 당처물굴엔 긴 용접봉같은 석회동굴 석순이 드리워진다. 어패류 동물뼈 농경과 어로의흔적 동굴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한 흑록의 어머니에서 나와 인간과 만나 좀더 세련되게 변한 것이다.
해안과 아주 가까운 당처물굴엔 긴 용접봉같은 석회동굴 석순이 드리워진다. 어패류 동물뼈 농경과 어로의흔적 동굴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한 흑록의 어머니에서 나와 인간과 만나 좀더 세련되게 변한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심사위원들이 용천동굴의 입구에 비친 모습 만 보더니 용암과 문명이 빛어낸 아름다움에 반해 “더 안들어가봐도 되겠다”며 제주의 승리를 뜻하는 게임아웃을 선언했다. 더 들어가는 것은 자연과 사람과 신이 빚은 걸작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보존을 위해서라도 안된다는 뜻이 내포돼 있었다.

마침내 김녕,행원,월정리 바닷가에 이르자, B.C. 8000~6000년 용암의 길을 따르던 A.D. 2022년을 사는 사람들은 자연과 문명이 연결(Connect)된 지점에서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다이빙하고, 친환경 풍력발전기가 힘을 북돋우는 행복과 건강의 풍경을 목도한다.

김녕리 2022년 현대인들의 행복한 풍경
김녕리 2022년 현대인들의 행복한 풍경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연결 고리= 자연과 동행하려는 의지가 실종돼, 환경과 생태가 변하고, 그로 인해 숱한 변이가 양산되면서, 지구촌 모두가 바이러스로 고생했는데, 지난 2년간, 우리가 이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제주 화산섬 불의 숨길과 동행하지 못했다는 것도 적지 않은 아픔이었다. 이젠 잘 지켜주면서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야 겠다.

비로소 오는 10월, 걸음 마다 신비로움과 감동이 가득한 ‘불의 숨길’을 당당하게 걷게 된다.

제주 속 세계자연유산의 의미와 제주 화산섬 탄생의 비밀을 찾아 나서는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2년 만에 정상적인 대면 프로그램으로 돌아온다. 세계자연유산마을보존회(회장 이일형)는 오는 10월 1일(토)부터 16일(일)까지 거문오름용암동굴계와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 지역 일대에서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개최한다.

제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세계자연유산 축제로 코로나 시대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브랜드를 높이고 문화·예술·관광·교육을 접목한 모범을 제시해 2022년 세계유산축전사업 공모에 3년 연속 선정됐다. 올해도 경상북도 안동·영주, 수원특례시 수원화성과 함께 세계유산축전을 이끌어 가고 있다.

강경모(오른쪽) 제주 세계유산축전 총감독이 중산간 빌레연못 모산이 문명을 일군 덕천리에서 육지의 사전탐방객과 동행하며 제주축전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강경모(오른쪽) 제주 세계유산축전 총감독이 중산간 빌레연못 모산이 문명을 일군 덕천리에서 육지의 사전탐방객과 동행하며 제주축전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탐험= 이제 개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올해도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향유하고, 활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을 만나게 된다.

먼저 축전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거문오름에서 시작해 용암의 흐름을 따라 월정 바다까지 제주 자연의 속살을 경험하는 ‘세계자연유산 워킹투어’와 일반인들의 접근이 힘든 만장굴(비공개구간)과 김녕굴, 벵뒤굴을 탐험하는 ‘세계자연유산 특별탐험대’가 참가자들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세계유산축전 제주 홈페이지와 티켓 11번가에서 ‘세계자연유산 워킹투어’와‘세계자연유산 특별탐험대’가 선착순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더니, 특별탐험대의 경우 선착순 참가자 모집을 시작한지 1시간만에 매진을 기록했했다. ‘세계자연유산 워킹투어’는 지난 24일까지 참가자 접수를 받았는데, 수천명이 지원해 제주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덕천리 마을 사람들이 내어 온 기름떡은 찹쌀로 만들었다. 겉바속촉 쫀득, 정말 맛있다.
덕천리 마을 사람들이 내어 온 기름떡은 찹쌀로 만들었다. 겉바속촉 쫀득, 정말 맛있다.

축전의 백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만장굴 전구간 탐험대’ 90:1, ‘세계자연유산 순례단’ 50: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참가자 모집과 심사를 마치고 지난 19일 최종 선발인원을 확정지었다.

▶국민 1만명 공식참가, 비공식도 평지서 가능= ‘만장굴 전구간 탐험대’는 만장굴의 공개구간인 2구간과 비공개구간인 1구간과 3구간을 함께 탐사할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으로 12명의 탐험대원이 故 부종휴 선생을 통해 발견된 만장굴의 가치를 경험하게 된다. ‘세계자연유산 순례단’은 총 30명의 순례단원이 관음사 코스를 시작으로 워킹투어(불의 숨길), 만장굴 비공개구간을 비롯해 성산일출봉까지 세계자연유산 순례을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번 용암길 걷기엔 본토 국민 7000명, 코앞에 두고도 길이 막혀 못가 본 7개마을 주민과 문화예술 출연진 등 3000명도 참가한다. 프로그램 참가방법 등 세부 내용은 세계유산축전 제주 홈페이지(worldheritage)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덕천리 모산이 연못
덕천리 모산이 연못

키보드 마우스 속도가 느려 아깝게 당첨에 실패했하더라도 분출된 용암이 처음 나온 1,2구간 말고, 문명이 일궈지기 시작한 해변 가까운 평지 3,4구간과 성산일출봉 일대에선 자유롭게 축전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 단, 미공개구간 특별 개방 동굴엔 온라인 예약에 성공한 국민들만 들어가는 점에 유의하자. 비공개 만장굴2를 못간가면, 공개된 만장굴1을 가면된다.

▶문명의 터로 자유롭게 진입= 선흘1리, 선흘2리, 덕천리,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 성산리 등 세계자연유산마을 일곱곳은 ‘세계자연유산마을을 찾아서’ 프로그램을 운영된다. 1차 참가자 모집(선흘2리, 덕천리)은 8월11일 선착순으로 모집이 진행되었으며 오픈 1시간만에 모든 참가자 모집이 완료되었다.

추가로 진행되는 2차 참가자 모집(선흘1리,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 성산리)은 9월1일 진행된다. 유산교육 프로그램, 해녀 및 밭담 콘텐츠 등 마을의 특성과 문화를 살린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될 예정이다.

예약자 비예약자 모두 주최측인 유산마을에 들어가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덕천리와 김녕리, 성산리, 행원리의 바다-연못-오름 풍경과 축전을 주도하는 주민들의 미소가 좋아서 그걸 구경해도 충분하다.

김녕리 해녀들이 세계유산축전때나 그 전후에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태왁만들기를 한뒤 그걸 들고 해녀와 여행자가 물질하는 체험을 한다.
김녕리 해녀들이 세계유산축전때나 그 전후에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태왁만들기를 한뒤 그걸 들고 해녀와 여행자가 물질하는 체험을 한다.

이와함께, 제주의 자연 친화적 분위기를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페스티벌 사이트’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성산일출봉을 주 무대로 세계유산축전 홍보관과 정크아트, 뮤직 페스티벌 등도 개최될 예정이다.

▶아트프로젝트=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는 거대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지역의 장소적 가치와 대지미술 분야의 특수성을 접목한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로 ‘물과 불 : 접경공간'이라는 주제 아래 펼쳐진다.‘만장굴 아트프로젝트’는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을 무대로 제주 뮤지컬 아카데미의 ‘부종휴와 꼬마 탐험대’로 만장굴 발견 이야기를 생생한 공연으로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대미를 장식하는 기념식도 준비된다. 10월 15일(토) 성산일출봉 일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이번 축전의 주제 ‘Connect; 연결’을 중심으로 제주 자연의 가치와 의미를 기억하는 기념 프로그램이 준비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과 세계자연유산마을보존회가 주관하는 이번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지역, 성산일출봉, 한라산 등 제주 세계자연유산지역 일대에서 개최된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