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카스텔리, 카스텔리 갤러리 디렉터 인터뷰

작가 프로모션이 갤러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

한국 고객은 속도가 빠르고 열정적

전시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선 바바라 카스텔리 카스텔리 갤러리 디렉터. 프레임 안의 거울이미지에 얼굴의 일부만 보이는 여성이미지가 숨었다. 바바라는 "여러겹의 레이어에 숨은 여자주인공을 자꾸 상상하게 된다. 거울에 비친것일까 아님 거울 위에 붙은 것일까?"라고 설명했다.[사진=헤럴드DB]
전시작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선 바바라 카스텔리 카스텔리 갤러리 디렉터. 프레임 안의 거울이미지에 얼굴의 일부만 보이는 여성이미지가 숨었다. 바바라는 "여러겹의 레이어에 숨은 여자주인공을 자꾸 상상하게 된다. 거울에 비친것일까 아님 거울 위에 붙은 것일까?"라고 설명했다.[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우리 갤러리의 중요 고객은 작가입니다. 콜렉터가 우선이 아니예요”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바바라 카스텔리 카스텔리 갤러리 디렉터는 자신 갤러리의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카스텔리 갤러리는 미국의 전설적 화상 레오 카스텔리(1907-1999)가 1957년 설립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프랑크 스텔라, 제스퍼 존스 등 지금은 내로라 하는 미국 팝아트 및 추상작가들이 이곳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메가 갤러리로 꼽히는 가고시안도 카스텔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래리 가고시안이 처음 미술계에 뛰어들 당시, 레오 카스텔리가 작가와 콜렉터를 소개시켜주었다. 래리에게 레오는 일종의 멘토이자 파트너였던 셈이다. 레오 카스텔리가 작고한 이후 카스텔리 갤러리는 그의 부인인 바바라가 책임지고 있다. 바바라 카스텔리는 일본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큐레이터 출신이다.

카스텔리 갤러리는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미국 팝아트의 대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업을 선보였다. 우리에겐 삼성가가 '행복한 눈물'을 컬렉션해 더욱 익숙한 작가다. 만화를 크게 확대해 망점을 강조하고, 말풍선에 쓰인 짧은 문구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미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작가인만큼 가격대도 높다. 리히텐슈타인의 작업 중 가장 비싸게 거래된 것은 1962년작 회화다. 미국 패트론인 아그네스 군드가 소유했던 작품으로 2017년 1억6500만달러(약 2253억원)에 뉴욕 메츠 구단주인 스티븐 코헨이 사들였다.

유명 작가인 만큼 한국 콜렉터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바바라는 몇 명의 한국 고객이 관심을 보였으나 당장 판매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콜렉터는 열정적이고 속도가 빠르다”며 “다만 가격이 비싸다며 망설이길래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 돌아가서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다시 보내주겠다고 했다”는 그는 '판매'가 최종 목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프리즈 서울에 참여를 결정한 것도 작가에 대한 프로모션 때문이었다. 바바라는 “로이는 만화, 워홀은 마릴린, 제스퍼 존스는 국기. 이렇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기 십상이다”며 “작가 세계를 제대로 보여주고 그 맥락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갤러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서울은 현재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도시다. “5년전만 해도 모두 홍콩으로 몰려갔다. 일종의 유행같은 것”이라고 진단한 그는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작가와 갤러리, 갤러리와 콜렉터의 관계가 튼튼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오래 거주한 그가 본 한국은 어떠할까. 바바라는 “한국은 굴곡지고 아픈 역사를 보유한 나라다.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방법은 그것을 마주하고, 이해하고, 인정하고 그리고 이를 문화적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작가의 작품엔 동시대의 역사와 정치, 시대정신이 녹아있다” 반세기 넘게 이어오며 미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힌 갤러리의 디렉터의 조언이다. 프리즈 서울로 한국미술시장이 한단계 도약했다는 자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연 우리에게 이러한 작가가 몇이나 있는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