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FA협회 ‘투자콘퍼런스’

한은총재 퇴임후 첫금리관련 발언

“높은 수준 인플레 지속될 가능성”

임지원 전 금통위원 “강달러 계속”

“韓美 금리역전 환율 영향은 미미”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Korea Investment Conference 2022’(KIC 2022)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높게 지속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Korea Investment Conference 2022’(KIC 2022)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높게 지속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재는 ‘인플레이션과 신냉전 하의 투자 전략’을 주제로 CFA한국협회가 주최한 ‘Korea Investment Conference 2022’(KIC 2022)에서 축사를 맡아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전 총재는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은 수요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당분간 정책금리를 지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과정에서 주식, 채권을 중심으로 주요 자산가격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전 총재는 미·중 패권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이란 새로운 국제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세계경제는 진영별로 블록화되어 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신냉전 양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며 “앞으로 오랜 기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추이와 주요 정책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임지원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인플레이션 요인을 크게 ▷일시적 요인(코로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경기적 요인(글로벌·국내 경기) ▷구조적 요인(글로벌 밸류체인 재편, 탄소중립정책 등)으로 분류해 분석한 뒤 일시적 요인과 경기적 요인의 영향력은 감소하고 있지만 구조적 요인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임 전 위원은 특히 글로벌 달러 강세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주요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 때문에 달러가 강세였지만 지금부터는 금리가 크게 오른 탓에 글로벌 경기가 악화돼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달러 강세라는 현상은 같지만 그 원인은 달라질 수 있단 것이다.

임 전 위원은 미국과 금리차 확대로 원/달러 환율이 뛸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실제로는 금리차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 차이가 환율에 영향을 주려면 금리를 보고 움직이는 자본이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우리나라 채권을 단순히 금리차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까지 분석 결과를 보면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됐던 시기 주식과 채권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았며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제한적”이라고 임 전 위원은 강조했다.

임 전 위원은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라며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금리 격차가 확대돼서라기보단 글로벌 경기가 안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게 봤다. 임 전 위원은 “한국의 외환보유고와 순단기채권 등 대외건전성이 과거 1990년대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며 “‘외환위기’를 지급불능 위기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본다면 한국이 외환위기에 빠질 것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