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형과 동행...제품군 다양화
현대차 ‘캐스퍼 EV’ 생산 준비중
기아도 ‘레이 전기차’ 내년 출시
싼 가격 유지하며 거리는 확 늘려
中 BYD 내년 한국 진출 저울질
BMW 등 프리미엄급 경형 가세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경형 전기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초기 전기차 시장이 프리미엄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대중화를 위해선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군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경차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다. 캐스퍼는 지난해 9월 경차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 4만대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캐스퍼를 위탁 받아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내년부터 전기차 생산 준비에 돌입한다. 2024년부터 캐스퍼 전기차 모델을 양산할 계획이다. 광주시 역시 내년부터 5년간 145억원을 투입한다. 지역 완성차 및 부품기업이 전기차 전용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기아는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식화한 ‘레이’ 전기차 모델을 내년 출시한다.
기아는 과거 레이 기반 파생형 전기차 ‘레이 EV’를 선보였다. 그러나 도심 기준 139㎞에 불과한 짧은 주행거리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미비로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다 2019년 이후 생산을 종료했다.
신형 모델은 주행거리를 개선하고, 전기차 특성을 활용해 실내 공간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아는 레이EV를 활용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소식을 알리는 등 본격적인 신차 출시 준비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주행거리와 가격을 경형 전기차의 성공 요소로 꼽는다. 경차의 가장 큰 매력인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300~400㎞ 주행거리가 이미 익숙해진 전기차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1~7월 중국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업체가 됐다. 이 기간 BYD 전기차 판매량은 80만여 대에 달했다. 이는 테슬라(63만대)를 웃도는 규모다.
BYD 역시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국 전기차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내년을 상륙 시점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실, 돌핀, 아토, 카르페, 파리, 헤일로 등에 대한 상표도 출원했다. 소형 해치백 돌핀은 중국에서 2000만원 초반부터 구매할 수 있다.
일본업체들도 전기차 보급을 위해 경형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는 공동 개발한 경형 전기차를 내년에 전년도 대비 20%가량 증산할 계획이다.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고급차 브랜드들도 경형 전기차 출시에 합류한다. BMW는 엔트리 모델인 ‘i1’과 ‘i2’를 2027년, 2028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비교적 저렴한 라인업을 구성해 광범위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BYD의 성장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며 “장기간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면 전기차 신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경제성 있는 주류 소비층을 위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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