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어학연수 온 외국인 여성, 혼외자녀 출산
결혼이민 비자 원했지만 거부당해 인권위에 진정
인권위 “방문동거 체류자격으로는 양육 어려워”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한민국 국적 자녀를 홀로 키우면서 국내에 머물기 원하는 외국인에게는 적절한 체류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 자녀 양육을 위해 국내에 체류하고자 하는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사회보장제도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이같이 권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외국 국적 여성인 A씨는 어학연수(D-4-1) 자격으로 한국에 체류하다가 만난 한국인 남성과 교제해 혼외자녀를 출산했다.
A씨는 홀로 자녀를 양육하던 중 체류자격이 만료되자,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 체류자격을 결혼이민(자녀양육·F-6-2)으로 변경 요청했다. 하지만 요청은 거부되고 방문동거(F-1)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에 A씨는 “방문동거 체류자격은 취업이 불가하고 체류기간 상한도 짧아서 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하기 어렵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출입국·외국인청 측은 한국인과 혼인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는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결혼이민 체류자격 요건에 A씨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방문동거 체류자격은 원칙적으로 취업이 불가하나 예외적으로 활동허가를 받아 취업이 가능하고, A씨의 자격요건이 유지되는 한 2년마다 계속 연장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인권위는 해당 출입국·외국인청의 조치를 인권침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방문동거 체류자격의 한부모 외국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에 체류하는 한부모가정 외국인에게 방문동거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봤다.
실제 방문동거 체류자격 외국인의 경우 ▷외국어회화강사, 계절근로자 등 제한된 분야에서만 취업 가능 ▷2년마다 비용 납부 후 체류자격 변경 ▷영주자격(F-5)으로 변경 불가능 등의 제한이 따르고 있다.
아울러 대한민국 국적 자녀를 홀로 양육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 혼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제도 등 각종 사회보장제도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또 출입국관리법상 결혼이민자는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정상적인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사람’을 포함하는데, 한국인 사이에서 출산한 혼외자녀 양육을 위해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도 이에 준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는 게 인권위 판단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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