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에피스 제공]

항암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은 국내 바이오시밀러시장에서 아직 삼성바이오에피스 독주체제다. 한국화이자제약, 알보젠코리아가 허가를 받았지만 제품을 출시 한 곳은 에피스 뿐이다.

한국화이자는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인 자이라베브주의 국내 출시계획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지난주 밝혔다. 지난해 5월 허가를 받았지만 1년 넘게 출시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급망관리(SCM)의 어려움 탓이라고 분석한다. 의약품을 적시에 공급하려면 우선 수요예측이 면밀해야 한다. 신규영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공급처도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정확한 수요예측과 맞물려 공급물류망을 다져놔야 SCM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수요예측부터 재고관리까지 조금씩만 어긋나도 시장의 신뢰를 잃는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현지 시장규모나 SCM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할 때 허가받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출시여부를 다시 고려할 수 있다. 아시아권에 댈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이다보니 공급효과 극대화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출시계획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피스는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온베브지주는 지난해 9월 출시해 전국 58개 병원의 약사위원회(DC)를 통과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수량 기준 집계론 지난 1/4분기 온베브지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9% 정도. 국내 아바스틴시장은 1200억원 상당이다. 온베브지는 아바스틴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SCM의 중요성은 내년 큰 장이 열리는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확인될 전망이다. 자가면역질환약인 휴미라는 지난해 207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 중 미국 매출이 173억3000만달러로 8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중요한 미국 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열린다. 오리지널 의약사인 에브비의 특허가 2023년 만료되기 때문.

에피스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하드리마(SB5)의 고농도 제형(100㎎/㎖) 허가를 획득했다. 내년 7월 이후 파트너사인 오가논을 통해 미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교체처방을 위해 추가 임상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허가받은 고농도 제형 하드리마와 휴미라 사이의 상호교환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저농도 제품보다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을 제거한 제형으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를 개발했다. 2020년 11월 FDA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 고농도 제형으로 휴미라와 교체처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계획서도 제출했다. 고농도 제형은 저농도보다 부작용이 적고 환자편의도 높일 수 있어 향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임상으로 상호교환성을 입증하거나 승인을 받는 것 외에도 SCM이 시장 선점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SCM이 받쳐주지 않으면 주(州)단위의 시장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SCM에 따라 경쟁기업이 시장진입을 포기하면 입찰단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