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30주년 맞아 양국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합의
해양안보 등 안보분야부터 경제·인적·문화적 교류 전방위 확대
요소수·희토류 등 공급망 협력 지속…‘北과 수교국’ 베트남 역할
박진, 18일 하루 동안 9건 일정 소화…박항서 감독과 만찬도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오는 12월22일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양측 외교부 장관이 합의했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관계 격상을 제안한 지 4년여 만이다.
남북 베트남이 통일된 1975년 단교된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에 베트남 선수단이 참여하면서 접촉이 개시, 1992년 수교를 맺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 격상은 상징적이다. 베트남은 대외협력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등 세 단계로 구분하는데,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 세 나라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자리에서 관계 격상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지난 18일 부이 타잉 썬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전 분야의 교류와 협력이 확대하기로 했다. 양 장관은 해양안보 역량강화 등 국방·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국이 2017년 김천함, 2018년 여수함 등 한국의 퇴역 군함을 인도하는 등 베트남 해군력에 기여해온 만큼, 향후 국방·방산 분야 협력을 위한 양국 협의가 지속될 전망이다.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제분야에서 공고한 실질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을 평가하고, 향후 호혜적·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1992년 5억달러에서 시작한 양국 교역 규모는 2021년 기준 807억 달러를 기록, 161배로 급성장했다. 베트남에 한국은 1위 투자국이고, 한국에 베트남은 4위 교역 대상국이자 아세안 1위 교역 대상국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LG 디스플레이 등 9000개 이상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외교장관 회담 전 동포·진출기업인대표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전달 받은 박 장관은 푹 주석과 팜 밍 찡 총리 등에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양국은 핵심 품목과 관련한 공급망 협력 분야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요소수 부족 사태 당시 베트남 정부는 요소 1만9000만톤과 요소수 60만 리터를 한국에 공급했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와 베트남 산업무역부 간 요소공급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3년간 연간 최대 12만톤의 요소를 한국에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베트남은 ICT 제품에 필요한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2200만톤)로, 환경·기술 문제로 생산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지만 향후 협력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외교부 당국자는 “베트남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협력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 분야”라며 “현지 사정을 알아보면서 실무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은 북한과도 수교를 맺고 있는 만큼 비핵화 정책에서도 지지와 협력 가능성이 높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곳도 하노이였다. 베트남 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베트남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7일 밤 출국해 사실상 18일 하루 동안 9건의 일정을 소화했다. 당일 만찬에는 ‘한-베트남’ 가교의 상징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참석했다. 지난달 29일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이뤄진 첫 해외 출장이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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