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 대비 아파트 매물 크게 늘어

부산·광주 한달 사이 5% 넘게 매물 늘어나

실거래가도 5개월 사이 10.9→7.5억

“조정지역해제도 큰 호재로 작용 못해”

조정대상지역 해제 한달…“‘백약이 무효’ 판다는 사람만 늘었다”[부동산360]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가격이 떨어질 것 같으니 굳이 안 팔아도 되는 분들까지 매물로 내놓고 분위기를 보고 있어요. 지금이 매도 적기라고 판단들을 하는 것 같아요. 가끔씩 급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며 가격은 떨어지고 매물은 쌓이는 분위기입니다.”(부산 해운대구 A 부동산)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1일 세종을 뺀 다른 지방들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매물은 쌓이고 실거래가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 고점 인식은 물론 이미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 흐름을 탄 상황에서 뒤늦은 대책이었다는 반응과 함께 조정지역이 해제되며 양도세를 절세하려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놔 공급 우위 시장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10월 20일 기준) 서울을 포함한 17개 시도 중 서울, 경기, 세종을 뺀 전 지역 매물량이 한달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한 서울, 경기, 인천, 세종 중 인천을 뺀 나머지 전지역이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그중에서도 지난 대책에서 대부분의 구 단위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다가 해제된 부산, 광주가 큰 폭으로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는 5.9%(1만 2895개→1만 3667개), 부산 5.7%(4만1144개→4만4399건) 늘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거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부산시 해운대구 힐스테이트위브 전용 80㎡는 지난 5월 10억 9800만원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 9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음에도 10월 초 7억 5000만원으로 3억 5000여만원이 떨어진 가격에 손 바뀜 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광주시 북구 무등산자이앤 어울림 1단지 84㎡도 지난 5월 8억 2000만원 최고가를 찍은 것이 이달 4일 4억 8000여만원에 매매됐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며 대출, 세금 부담 완화 등 매수 유인책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데는 대출 이자도 급등하는 현 상황에서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시장 분위기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매수 부양효과’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최근 갭투자에 나섰던 다주택자들이 양도세를 아끼고자 하는 ‘매도 장려효과’가 더 컸다는 것이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팀장은 “전반적으로 시장이 움츠러들며 조정지역 해제도 큰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나마 매수세가 남아있는 수도권보다 규제지역 해제가 대부분 지방에서 이뤄지며 매도세를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경기도 평택시 한 부동산 대표도 “얼마 전까지 타지역에서도 문의가 많았던 갭투자 열풍이 꺾이며 실수요자들마저도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전반적인 심리가 ‘팔자’가 너무 우세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하락기 때 집을 내놓고 현금을 가지고 있다가 인근 고덕 신도시 등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 등이 쌓이며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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