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 레고랜드 사태 우려
“당국 안일 대처 점검할 것”
지방재정법·한은법 개정 논의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국내 금융시장 자금 경색 상황이 급박해진 가운데, 야권에서는 금융위원회 등의 안일한 대처가 위기를 초래했다는 당국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내 레고랜드 사태 대응을 위한 ‘김진태발 금융위기 진상조사단’은 최근 회의를 통해 내주 초 강원도청과 금융감독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한 차례 미뤄졌던 일정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현장 방문 재개로 김진태 강원지사의 실정과 당국 대응을 비판하는 공세 수위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금융 당국의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점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흥국생명 외화 채권 조기상환(콜옵션) 미행사와 관련해서도 "(강원도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고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흥국생명은 5억달러(71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의 실질적 만기인 중도상환(콜옵션)을 실시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용 우려가 커졌다. 흥국생명은 다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상환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최근 시장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차환 발행에 차질이 생기자 이처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DB생명도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연기하는 등 '도미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긴장된 분위기와 달리 금융위원회가 "(흥국생명) 관련 일정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비판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진상조사단 소속의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위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그런 식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은 이태원 참사와 유사하다. 신고가 들어가고 있는데, 담당자들이 '별 것 아니다'라고 대응하고 있어, 일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2050억원(레고랜드 채무)으로 시작했던 것이 당국의 50조원 지원으로 커졌고, 금융지주도 95조원을 이야기하는 등 계속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조사단은 김진태 지사의 결정 이유도 파악해야하지만, 금융 당국의 대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예방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내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개별적으로 관련 입법 논의도 진행 중이다. 김성주 의원은 '김진태 방지법' 발의 추진을 공언한 상태다. 그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채 관련 조치를 할 경우, 금융당국과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재정법 등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지방채를 발행할 때는 지방재정에 영향을 주는 문제이기 때문에 행정안전부가 이를 통제하고 승인한다. 하지만 발행 이후 과정에 대한 (감독) 권리는 없다"며 "이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과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을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은행이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한은법 개정,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설립 등도 폭넓게 검토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자금과 신용 경색은 파장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내년으로 장기화될 문제"라며 "버티다가 내년 2,3월에 부도가 터진다는 이야기가 많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이 연결돼 있어 가계로까지 여파가 우려되는만큼 민생 위기에 대비해야 하는 민주당에서 입법 보완과 진상조사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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