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범 검거에 인원 집중...경비·교통은 소홀

경찰이 올해 이태원 ‘핼러윈 대응’ 계획을 세우며 마약·성범죄·과다노출 등을 집중 단속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복 대신 사복 경찰 비율이 유난히 높았던 것 역시 마약 등 범죄자 검거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반면 강남역 일대 유흥가와 클럽 밀집 지역에선 ‘가시적 위력순찰’을 계획했다. 이태원과 강남에서의 경찰 대응이 달랐던 것이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4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핼러윈 데이 치안여건 분석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는 지역별 대응 방안이 포함돼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강남역 일대 유흥가 및 대형클럽 밀집지역에서 경찰은 ‘가시적 위력 순찰’을 할 예정이라고 적시해둔 반면, 이태원에서는 모의총포·과다노출 등에 대비한 대응 역량 강화를 주요 임무로 기술했다.

‘가시적 위력순찰’은 경찰차량 여러대가 한꺼번에 범죄 및 치안 우려 지역 순찰을 돌며 범죄를 예방하는 순찰 방식 중 하나다. 학계에서는 경찰의 위력순찰이 범죄율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를 본 지역민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경찰청이 작성한 서초경찰서와 강남경찰서의 ‘핼로윈 대응’엔 ‘순찰 강화’ 방안으로 이같은 위력순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적시돼 있다.

사고 당일 용산서의 기능별 인원 구성 역시 범죄 단속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비판도 있다. 용산서는 29일 교통기동대 20명, 교통과 6명, 생활안전과 9명, 112상황실 4명, 외사과 2명, 형사과 50명, 여성청소년과 4명, 이태원파출소 32명, 관광경찰대 10명 등 총 137명을 투입했다. 이가운데 형사과 인원은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를 포함, 모두 50명이나 된다. 용산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지난27일 대응 계획 수립 당시엔 용산경찰서에서만 16명 인력이 단속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청의 인력 지원을 받아 10개팀, 50명의 사복 경찰관이 단속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매년 핼러윈에 맞춰 파견되던 용산구청 직원의 동행 단속 역시 올해엔 이뤄지지 않았다. 용산구는 지난해엔 총 17명의 구청 직원이 투입돼 경찰기동대와 동행하며 방역질서 유지(경비)를 했다. 특히 지난해엔 군중이 특정지역에 모여있을 경우 자발적 분산을 유도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구청 직원은 현장에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역할을 맡았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치안과 관련해 용산구청에선 이번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용산서가 서울청에 요청했던 경찰 기동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엔 방역치안을 위해 경찰기동대 2기(120명) 등 모두 135명의 인원이 이태원 및 해방촌에 배치돼 질서 유지에 나섰다. 특히 이태원관광특구에는 80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돼 군중 분산 활동을 벌였다.

홍석희·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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