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 “120개 중 9개업체만 생존”

LG엔솔·SK온·삼성SDI 등 9개사

배터리 공급 절반이상 담당 전망

중국 외 시장 점유율 제고에 사활

“美 현지공장 건설·공급망 다변화”

광물 소재확보도 ‘탈중국’ 가속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진교원(오른쪽) SK온 최고운영책임자와 카를로스 디아즈 SQM 리튬 총괄사장이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SK온 제공]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진교원(오른쪽) SK온 최고운영책임자와 카를로스 디아즈 SQM 리튬 총괄사장이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SK온 제공]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신규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경쟁력을 가진 상위 업체들이 미래 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시장조사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120개 배터리 업체 중 상위 9개 업체가 향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글로벌 생산능력이 2031년 7TWh를 돌파하리라 예상하면서 상위 9개 업체가 3.5TWh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배터리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를 비롯해 중국의 CATL, BYD, 엔비전AESC, 일본 파나소닉 등이 상위 업체에 해당한다. 특히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중국 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중국을 배터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IRA가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사는 일제히 IRA를 ‘기회’라고 분석했다. 지난 8월 발효된 IRA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제조할 경우 주어지는 세액공제와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소비자가 받는 보조금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IRA, 최근 유럽의 여러 규제를 보면서 새삼 실감하는 것은 역시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갖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에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와 북미에 대규모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또 배터리 원재료를 미국 및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부터 조달해야 하는 조건 충족을 위한 현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호주 시라와 천연 흑연 공급계약을 지난달 체결했고,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 호주 라이온타운, 독일 벌칸에너지 등과도 원재료 공급 계약을 맺었다.

SK온 역시 IRA 대응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류진숙 SK온 배터리경영전략실장은 “IRA 발표 전에도 소재-배터리 공급망 확보를 추진 중으로, 이미 준비한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SK온은 포드와 미국에 3개의 공장을 짓고 있으며, 지난 4일에는 칠레 리튬기업 SQM과 5년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했다. 호주 글로벌리튬, 레이크리소스 등과도 리튬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도 IRA와 관련해 “미국의 친환경 정책이 가속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SDI는 호주 QPM 등으로부터 니켈을 공급받고 있으며, 에코프로비엠과의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는 미국 내 첫 생산 거점을 설립한다.

업계에선 국내 배터리 3사가 현지 공장 증설,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1위(30.1%), SK온은 4위(14.6%), 삼성SDI(11.3%)는 5위를 기록했다. 3사의 합산 점유율은 56%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