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내 발밑으로 떨어져 나가고 삶의 법칙이 단순해지는 곳”.
거대한 화강암 암벽, 사막의 타워, 깍아지른 절벽 등 극한의 탐사를 기록해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 지미 친이 세상의 끝에서 본 것은 삶의 단순성이었다.
‘최고의 모험 사진’과 동의어로 통하는 지미 친은 7대륙 최고봉을 포함해 전세계 수많은 산에 올랐다. 그가 포착한 아찔하고 장엄한 순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뉴욕 타임스 매거진, 베너티 페어 등 각종 매체를 장식했다.
지미 친의 첫 사진집 ‘거기, 그곳에’(진선북스)는 그의 모험 사진 대표작을 엄선해 놓은 것으로, 전 세계 극지를 탐험하며 20여년 간 촬영해온 경이로운 사진들을 담고 있다.
지미 친이 산을 타는 인생 쪽으로 돌아선 것은 파키스탄 차라쿠사 계곡 여행이었다.
거칠고 날카롭고 압도적인 산 모습은 그를 카라쿠사로 이끌었고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야생의 바위를 오르며 무서움과 경외감에 사로잡혔다. 이후 20년 동안 그는 그 느낌을 찾아 전 세계를 다니게 된다.
그의 모험과 도전의 기록은 K7, 에베레스트, 말리, 메루, 샹그릴라, 요세미티, 남극 등으로 이어진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장엄함과 거기에 가 닿으려는 인간의 열정을 함께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등반가이자 베이스 점퍼 딘 포터와 스키 등반가 키트 델로리에, 스노보더 트래비스 라이스, 등반가 콘래드 앵커와 이본 쉬나드, 특히 그가 연출한 2019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영화 ‘프리 솔로’의 주인공 알렉스 호놀드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스키로 가느다란 선을 그리며 거대한 빙하를 건너는 아득한 사진, 막 태어나 거친 숨을 내쉬는 듯한 카라쿠사의 뾰족산들, 거대한 화염 같은 파타고니아 만년빙 토레 그룹의 장관, 어둠이 깔리며 짙은 남색으로 변한 광막한 하늘과 석양빛의 에베레스트 등 사진작가이자 등반가로서 지미 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도전하는 인간과 야생의 아름답고 낯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거기 그곳에/지미 친 지음,권루시안 옮김/진선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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