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여론전 가열

이재명 “일선 직원, 현장 국민만 책임”

박홍근 “국민 목소리 전하는 정당 활동”

정진석 “장외서명은 이재명 살리기 쇼”

윤상현 “국조에 증인 안 나와도 합법”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장외서명서는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어거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 거대 야당이 거리로 나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상섭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장외서명서는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어거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 거대 야당이 거리로 나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상임위원장(가운데)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편파 수사 및 인권침해적 수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박범계 상임위원장(가운데)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편파 수사 및 인권침해적 수사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연합]

‘이태원 참사’의 진상 및 책임 규명 방식을 놓고 여야 여론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무용론·정치적 의도’라는 프레임을 내걸며 ‘국정조사 힘 빼기’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적인 서명운동으로 23만여명(13일 기준)이 서명했다고 공개하며 국정조사 추진 여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민주당의 장외서명은 이 대표를 살리기 위한 퍼포먼스”라며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막겠다고 제1야당 전체가 장외투장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정조사를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장외에서 서명을 받는 것은 오로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감추고 시선을 돌리려는 물타기”라며 “민주당 전체가 동원돼 역대로 볼 수 없는 이상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법상 국정조사로는 철저한 진상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논리다. 더욱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진상 규명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권 주자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경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검수완박이라고 해서 검찰 수사권 다 뺏어가서 경찰이 수사하게 만든 장본인이 민주당인데 도리상 (경찰 수사를)지켜봐야 한다”며 “현행법상 국정조사는 재판, 수사 등 목적으로 행사되면 안 되기 때문에 증인이나 참고인이 안 나와도 된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국정조사가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참사를) 수습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진행된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수렴 과정에서도 ‘국정조사 불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택 의원은 “현 시점에서는 ‘방탄 국정조사’에 대해 찬성해 줄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사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 의원들이 반대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부실 대응, 책임 회피 등을 비판하며 국정조사 추진에 더해 특별검사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참사에 (정부에서) 아무도 책임을 안 지고 책임을 지는 사람은 오로지 일선의 공무원, 현장의 국민들”이라며 “꼬리자르기식 수사로 전혀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오히려 사태 본질을 흐리고 왜곡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책임자들에게 엄정한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특검이, 국민들이 참사의 원인과 진상을 알기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의 전국 17개 시·도당은 오는 17일까지 지역별 국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열고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특검을 촉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이 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한 서명운동 발대식 이후 서울시당은 12일 용산역 앞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이는 국정조사·특검 실시를 위한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을 배경으로 정부·여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 3당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시작된 이태원 참사 범국민 온라인 서명운동에 25만명이 동참했다. 분명한 국민 여론 앞에서도 집권여당은 귀를 틀어막고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며 “서명 운동은 진상규명이란 국회의 책무를 져버린 여당과 국민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부에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정당 활동”이라고 말했다.

이승환·신혜원 기자


nic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