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죽음에 “이태원 현장서 근무 안했다” 서울시 해명
서울시, 경찰 측과 진실 공방 벌이기도
내부 공무원 “이 조직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비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시 안전지원과 공무원 A씨의 죽음을 두고 내부 공무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는 이같은 비판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A씨의 죽음과 관련해 최선을 다해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A씨의 죽음을 두고 서울시가 ‘이태원 현장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한 것과 관련해 한 이용자 B씨는 “책임은 아래로 미루고 직원은 죽어 나간다”며 “은폐하지 말고 시장이 책임져라”고 썼다. 다른 이용자 C씨는 “죽어 나가는 직원들을 두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만 보이면 어찌하나”라며 “이 조직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런 분노는 고인이 참사 업무에 관련돼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초기 서울시는 A씨의 죽음을 두고 “이태원 현장에서 근무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서울시 정보소통광장 결재 공문을 보면 A씨는 ‘이태원 사고 관련 재난심리회복 지원계획’ 등의 문서를 최종 결재자였다.
실제로 서울시는 8일 ‘참사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묻는 민원에 “시민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재난을 예방할 책무가 있는 서울시가 사고를 막지 못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이 역시 A씨가 결재한 문서였다. 또 A씨 이태원 참사 후 국회의원 자료 요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대응 등을 맡은 실무 책임자로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각종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내부 논란이 일자 시와 경찰 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참사와 관련 없는 부서라는 최초 해명은 경찰이 언론에 배포한 내용”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경찰은 “서울시에 확인한 뒤 언론에 (서울시의) 입장을 반영해 배포한 것”이라고 답했다.
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참사의 경우 주최가 없는 행사로, A씨가 속한 안전지원과에 ‘안전관리계획 자체’가 심의 안건으로 올라오지 않았으며 사고 당일 재난상황실과 현장에서 근무한적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A씨가 근무한 과의 경우 이태원 사고 발생과 관련이 없으며, A씨는 현장에도 간 적 없다”며 “다만 이태원 사고 발생 이후에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이 극단적인 선택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A씨의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오 시장은 시장단 긴급회의에서 “마음이 아프다”며 “이번 이태원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고인이나 해당 부서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잘 살펴봐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책임 소재의 윗선 격인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수사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원인을 조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12일과 13일에도 용산서, 용산구,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직원을 불러 조사했으나 책임 소재의 윗선 격인 서울시와 행안부 수사는 아직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한 직원은 “아래 직원만 조사하니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특수본에서 윗선에 대한 조사는 왜 이뤄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를 두고 “기초수사를 위해 직원부터 조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위직만 수사한다는 의견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번 주 총경급 간부인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류미진 서울청 상황관리관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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