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Black Lives Matter(흑인들의 삶도 중요하다)” “Justice for All(모두를 위한 정의)” “End All Racism(모든 인종차별을 끝내자)”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 영하의 날씨로 도심이 꽁꽁 얼어가고 있었지만, 이곳만큼은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우렁찬 목소리 덕에 열기가 후끈했다. 흑인과 백인, 아시아인 등 여러 인종의 외국인 70여 명은 이곳에서 퍼거슨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시위를 열었다. 퍼거슨 희생자 추모모임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퍼거슨 사태는 지난 8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백인 경관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을 총격해 사망한 사건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퍼거슨 사태로 인종 갈등이 촉발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퍼거슨시에서는 이미 소요가 일어났고, 동조 시위가 미주리를 넘어 네바다,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이날 행사는 한국에 거주하는 유색 인종 외국인들의 친목모임 ‘BSSK(Brothers and Sisters of South Korea)’가 주최했다. 백인들도 상당수 자리해 퍼거슨 총격 피해자 마이클 브라운을 함께 추모했다.

추모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브라운은 손을 머리에 올려 투항 의사를 나타냈지만 백인 경찰로부터 12번 총격을 받아 숨졌다”며 “그의 시신은 정리까지 4시간이나 방치됐고, 지역 대배심은 경찰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또 “미국의 무자비한 공권력 남용과 유색인종에 대한 정의롭지 못한 사법제도문제로 흑인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브라운 가족과 부당함에 반대하고 정의를 옹호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자인 엘리자베스 마틴은 “한국에도 요즘 외국인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 한국은 미국의 이런 실수를 절대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추모 시위대는 미국에서 공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희생된 흑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부당한 차별을 끝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킹 목사가 시위 중 체포돼 수감 중에 쓴 ‘버밍햄 감옥에서의 편지(Letters from the birmingham Jail)’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유명 여성운동가 벨 훅스 등의 인권 연설문도 낭독했다.

이와 함께 ‘Black Lives Matter’ 문구를 새긴 흰 천에 추모 메시지를 손으로 적어넣었고, 이를 미국의 브라운 부모 측에 보낼 계획이다.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집회 끝에 이들은 흑인 인권 지도자 마틴 루서 킹 목사가 행진할 때 불렀다는 노래 ‘자유의 땅으로 행진(Marching on to freedom land)’를 합창하고서 브라운이 사망하기까지 방치돼 있던 시간을 상징하는 4분간 묵념하고 행사를 마쳤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