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치파업’ 규정… “불법행위, 모든 법적 책임 져야”
“민주노총, 문재인 때 ‘슈퍼 갑’으로 성장… 민주당 비호로 내성”
정부 “불법 엄단”… 화물연대 ‘품목확대’ 등 5대 요구조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집권 여당의 ‘노정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당정은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화물연대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결단 내렸으나 화물연대측은 ‘품목확대’를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총파업 이후 5개월만에 전국 물류 대란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업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당은 일단 정부와 보폭을 맞추며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을 ‘정치파업’으로 규정하면서 강대강 대치 상황이 재연될 공산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일단 화물연대 총파업에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의원총회를 소집한 자리에서 “당정이 안전운임제 시행 시한을 3년 더 연장하겠다고 방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에 들어간다는 것을 보면 안전운임제는 핑계였을 뿐, 이미 답이 정해진 정치적 파업”이라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 어려운 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는 국민의 동의를 전혀 받을 수 없다”며 “화물연대는 이제라도 파업 선언을 거두어야 한다. 만일 화물연대가 집단 운송거부를 단행한다면 그 불법행위로 인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노총은 출범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의 퇴진 운동에 앞장서고, 북한의 도발마저 윤석열 정권의 탓이라고 하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노총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날 “문재인 정권의 비호로 내성만 커진 민노총의 불법 파업, 원칙 있는 공권력의 집행만으로도 노동 개혁의 절반은 이룬 것”이라며 “그야말로 파업 쓰나미가 이 나라 경제를 멈춰 세울 기세로 밀어닥치고 있다. 총파업이 강행된다면 엄청난 사회 혼란과 경제 대란이 우려된다. 민노총의 생떼같은 줄파업은 지난 민주당 정권 5년이 조장한 대표적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민노총의 불법 파업에 법과 원칙으로 단호히 대처하기보다 언제나 ‘가재는 게 편’이었다. 오히려 경찰이 민노총에게는 보호 지팡이 역할을 하고 국민에게는 탄압의 방망이를 휘둘렀다”며 “법 위에 군림하며 특권과 반칙을 일삼아 온 민노총은 민주당 정권의 비호로 내성이 더욱 커져 버렸다. 우리 사회에서 ‘건드리지 마’ 권력을 행사하는 슈퍼 갑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단호한 대응으로 민노총의 대국민 갑질을 뿌리 뽑아야 한다. 시대착오적인 민노총의 불법 파업 악순환을 이번엔 반드시 끊어내야 할 것”이라며 “산업 현장에 만연한 강성 귀족노조의 과격한 불법 투쟁에 대해 공권력이 원칙대로 작동하기만 해도 노동 개혁의 절반은 이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사실상 치외법권 권력을 누려온 민노총이 불공정 기득권을 더욱 확대·강화하기 위해 국가 기간산업을 볼모로 삼은 극단적 정치투쟁에 불과하다”며 “그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권력의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해 또다시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협박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타협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안전 문제가 부각되지 않은 업종까지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하는 것은 안전운임을 명목으로 임금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업 직전일인 지난 23일에도 정부와 화물연대 측간 교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6월 파업 때보다도 더 강도 높은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불법적 운송거부나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 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불법에 대한 엄정 대응’을 천명한만큼 지난 6월 파업 때보다도 더 강경하게 양측이 맞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화물연대는 24일 오전 10시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연다. 화물연대측은 출정식에 모두 2만2000여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물연대 측 요구 사항은 ▷안전운임제 영구화 ▷ 적용 차종·품목 확대(철강·자동차·위험물·사료·곡물 등) ▷안전운임제 과태료 항목 부활 등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제’ 성격으로 기사들이 과속이나 과로, 과적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보수를 책정한 제도다. 관련 규정을 위반한 화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여당 측은 이 가운데 과태료 항목을 제외하려 했다가 다시 철회하기도 했다. 안전운임제는 지난 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에만 일몰제로 한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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