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 후보추천제, 내년부터 법원 20곳으로 확대
법원 내부서도 우려 제기…인기투표·내부 균열 등
“후보추천제 이후 사법개혁 큰 그림 필요” 지적도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판사들이 추천한 후보들 중 법원장을 임명하는 ‘법원장 후보추천제’가 내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법원 내부에선 법원장을 선출하는 게 옳은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이달 5일 정기회의를 열어 법원장 후보추천제를 포함한 7개 안건을 논의한다. ▷최다 득표 후보자 보임을 원칙으로 하는 등 각급 법원 추천위원회의 결과 최대한 존중 ▷수석부장이 다른 후보와 비교해 투표에서 유리한 지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개선 등 내용이 담겼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전국 각급 법원의 판사들이 사법행정을 논의하고 대법원장에게 건의하는 조직이다.
앞서 법원 내부에서도 후보추천제 관련 처음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산하 법관인사제도 분과위원장인 이영훈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인기 투표식이고 사법 포퓰리즘을 확대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제도 성과와 장단점, 구성원 의견 수렴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 답변을 요구했다. 일선 판사들은 전국 확대 실시를 앞둔 과도기로 평가하면서도 인기투표 전락 우려와 제도적 결함을 이야기한다.
법원장을 지낸 한 부장판사는 “선거의 기본은 민주적 정당성 확보며, 이는 많은 권한 부여를 전제로 한다”며 “사무 분담도 법관회의로 넘어간 데다 법원장 권한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제 도입을 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재경지법 판사는 “사법부 독립은 결국 사법부 내부의 존중에서 시작된다”며 “본인을 반대 한 법관을 은연중에 파악할 수 있지 않나. 내부 균열 측면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지방법원, 특히 판사들 300명 되는 중앙지법의 경우 수석부장급 판사가 되기 쉽지 않겠나. 속된 말로 인기투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매년 2월이면 인사가 나는데, 법원장은 그 직전에 선출한다. 내년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판사들이 추천한다는 건 제도적 결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도기로 평가하기 위해선 결국 법원장 후보추천제 이후 사법개혁의 큰 그림이 있어야한다”고도 부연했다.
지난달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국 법원 확대실시를 공언하면서 운영에 필요한 예규를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려를 감안해 각급 법원에서 법원장 후보가 추천된 후 연말이나 내년 초에 법원장인선자문위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신설된 예규에는 ‘대법원장은 법원장을 보함에 있어 실시 법원의 추천 결과와 자문위원회의 건의 내용을 존중한다’고도 규정됐다.
내년 법원장 후보추천제는 전국 법원 20곳으로 확대된다. 지방권 가정법원을 제외한 21개 지방법원(서울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서울회생법원 포함) 중 아직 임기가 남은 인천지법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시행된다. 당초 법원장은 대법원장이 임명해왔으나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사법행정 구현을 목표로 지난 2019년 도입됐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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