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4선 노웅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 의원의 혐의는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그리고 알선 뇌물수수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검찰의 영장청구에 대해 노 의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전혀 없는데도 검찰이 굳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망신 주기 여론 재판을 하겠다는 검찰의 의도가 명백히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시비비야 재판으로 가려질 것이어서 여기서 검찰의 의도를 논할 이유는 없다.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과연 국회를 통과할 것인가다. 21대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모두 세 건이 있었는데 모두 가결 처리됐다.
그런데 이번은 더 복잡하다. 민주당은 일단 야당 탄압을 주장한다. 노웅래 의원 문제나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그리고 문재인 전 정권과 관련한 의혹들에 대한 수사 모두가 야당 탄압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이번 사안이 야당 탄압이라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탄압에는 끝까지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론이 이런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만일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여론이 많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자당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여론의 역풍이 불지도 모른다. 이른바 ‘BTM’, 그러니까 ‘방탄 민주당’이라는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단독으로 처리했고, 예산안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 또 국정조사 단독 추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여기에 자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마저 의석 수를 앞세워 부결시킨다면 그야말로 자신들의 입맛대로 국회를 좌우한다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킬 경우 자신들이 주장하는 야당 탄압 프레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될 것이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야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길을 터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 지적할 것은 만일 민주당이 국회에서 폭주하고 독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터졌다면 대응하기가 약간은 수월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여론이 민주당을 피해자로 볼 기능성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현재로서 민주당은 단일 대오를 보여주며 검찰 수사에 강력히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분열의 씨앗이 될 만한 행동을 보였다가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고,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는 단일 대오로 방어하자고 하면 비명 쪽에서 이런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일 대오를 유지하며 일단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딜레마가 발생한다. 내후년 총선을 생각하면 오히려 민주당 전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스탠스가 내후년 총선에 무슨 영향을 줄 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단 국민의 뇌리에 스며든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 의원들 개개인들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즉 총선에서 다시 한번 살아남는 것을 선택할지, 아니면 야당 탄압 논리에 충실해 당론이나 지도부의 의견을 따라야 할지 갈림길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만일 민주당 의원들이 당론보다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선택한다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 민주당의 선택과 민주당 의원들의 ‘개인적 선택’이 일치할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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