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에 새터 마련…사진 기본 미디어아트로 확장
국내 최초 저온·냉장 수장고 구축…역사적 작품 보존
민현식 건축가 설계…개관전은 한국사진제도 역사전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지난 2003년 개관,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이 삼청동에 새로운 터를 마련하고 뮤지엄한미로 재탄생한다. 미술관측은 개관 20년을 맞아 그간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진예술의 확장과 다가가는 미술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물론 미디어아트까지 확대해 동시대미술을 아우를 예정이다.
새로 개관한 뮤지엄한미는 기오헌 건축사사무소의 민현식 건축가가 설계했다. 건물 중심에 '물의 정원'을 두고 3개 동이 엇갈리며 교차한다. 수직 또는 수평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관람객은 전체 미술관을 순환하며 관람할 수 있다. 전체 규모는 약 2000제곱미터다.
전체 3층 구조의 미술관은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주변경관과 어우러지며 조용히 스며든다. 각 층마다 길게 가로로 난 창들은 원경과 근경을 끌어들여, 이곳이 삼청동임을 일깨운다. 조용한 아름다움도 매력적이지만,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는 수장고다. 국내 최초로 저온 수장고와 냉장수장고를 구축했다. 전세계적으로도 냉장수장고는 10곳 이하다. 사진은 종이라는 지지대 위해 화학물질을 처리한 것으로 열화가 필연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바래고 사라진다. 연구에 따르면 온도가 5도 낮아지면 보존기간이 두 배 늘어난다. 미술관 관계자는 “저온 수장고는 15도에 상대습도 35%, 냉장 수장고는 5도에 상대습도 35%를 유지한다. 소장품 중엔 1860년대 사진도 있다. 이같은 항온항습시스템은 소장품 수명 500년을 보장한다. 오래 보존하기 위한 필수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개관전으로는 한국 사진사의 주요 연보를 재구성한다.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주제로 1929년부터 1982년까지 한국사진이 어떠한 제도와 문맥에 위치했는지 살펴보는 전시다. 전시는 광화문에서 시작해 덕수궁에서 끝난다. 1929년 광화문빌딩 2층에선 한국 최초의 개인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작가 정해창의 전시다. 이후 신문사들이 주최한 공모전에 참여해 작가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1930년대, 전쟁을 거치며 리얼리즘이 자리잡은 1950년대와 60년대, 해외사진 공모전과 관전과 민전의 시대인 70년대가 이어진다. 1982년엔 임응식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석조전에서 회고전 형식으로 개인전을 연다. 사진이 현대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받은 전시로, 한국사진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를 기점으로 사진의 사회적 예술적 지위가 올라갔고 미술시장에도 편입됐다.
출품작은 최대한 원본 빈티지 사진들로 추렸다. 필름만 남은 경우엔 당시 사진 인화기법과 사이즈대로 재제작했고, 디지털 파일만 남은 경우도 최대한 원본을 따랐다. 총 42명의 작가 207점을 망라한다. 미술관측은 “소장작 중 유명작들로 개관전을 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사진사를 정립하는 것이 사진전문미술관으로 우선적 책무라고 생각했다”며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한국사진의 역사를 새롭게 고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온 수장고에 보관된 작품중 일부는 ‘보이는 수장고’형식으로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개관전과 연계해 한국에 최초로 사진을 도입한 황철이 촬영한 1880년대 결혼식 사진, 고종 초상, 흥선대원군 초상 원본이 전시됐다. 조선 황실의 마지막 황실사진가였던 김규진이 촬영한 사진, 한국 최초의 여성사진가인 경성사진관 이홍경의 여인초상도 함께 선보인다. 개관전은 내년 4월 16일까지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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