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차 판매량 266% 신장
중소·중견 소형 전기차 업체도 고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환경부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에 전기차 수리가 가능한 ‘직영 애프터서비스(AS)센터’ 운영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수입차 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수입차 업체 대부분이 각 지역의 딜러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AS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 기준에 AS센터 직영 여부가 들어갈 경우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6일 헤럴드경제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협회 회원사 중에서 법인 내 직영으로 AS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면서 “현재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은 곳도 있지만, 보조금 제도에 직영 AS센터 여부가 들어갈 경우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자동차협회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포함한 22개 승용자동차 브랜드와 스카니아 등 4개 상용차 브랜드가 속해있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유통하는 대부분 수입차 업체가 협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앞서 업체들에 공유한 ‘2023년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안’ 초안을 통해 ▷직영 AS 센터 운영 ▷정비이력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부품관리 전산시스템 운영 등 세 가지 기준을 보조금 산정액을 추산하는 데 반영시키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직영 서비스센터가 없는 업체는 최대 250만원의 보조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 직영 센터를 둔 업체는 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뿐이다. 수입차 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한 이유다.
정부는 비싼 수리비와 수리 인력 부족으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자 이런 정책을 내놨다. 실제 전기차 수리비는 ‘부르는 게 값’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전기차 평균 수리비(2020년 12월 기준)는 237만원으로 내연기관차 수리비 181만원 보다 31%가량 높았다. 전기차의 평균 부품비는 146만원으로 내연기관차 부품비(97만원)보다 50% 이상 높다.
당장 직영 서비스센터를 확보할 수 없는 수입차 업계 입장에선 ‘청천벽력’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 불안정 속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2.6% 증가한 28만3435대의 판매고를 견인한 동력이 같은 기간 266% 증가한 전기차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도 “지역별로 딜러사를 두고, 딜러사가 정비센터를 운영하는 게 수입차 업계 관행이었다”며 “직영 AS센터를 운영하려면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하므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정책에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개략적인 가이드라인만 나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브랜드는 직영AS센터가 있어도 법인이 다르게 존재하기도 하고, 또 사고 복구만 목적으로 하는 AS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전기차를 만드는 국내 중소·중견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부는 자체 AS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별도의 직영 AS센터를 보유한 곳은 없다.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를 만드는 대창모터스 관계자는 “정부 발표를 듣고 회사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면서 “직영 AS센터와 인력을 확충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쎄보-C’를 만드는 캠시스도 “현재 회사 내부에 전기차 자체 AS인력은 있지만, 직영 센터는 따로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판매 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난감하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2023년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은 빠르면 설 연휴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을 때까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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