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말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 기관장 선임이 되지 않아 10개월 이상 기관을 이끌고 있는 A출연연 원장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부적절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연임에 도전했다가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B출연연 원장은 퇴임 후 자신이 첫 번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전문연구위원’ 제도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부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과학기술 정부 출연연구원 새 기관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지난해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등의 임기가 끝났지만 새 기관장 선임까지 8개월 이상이 걸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경우 한 차례 원장 선임이 불발되면서 10개월이 넘은 상태다.
출연연 원장은 개정된 규정에 따라 3년의 임기가 끝나도 새 기관장 선임 전까지 직무를 계속한다. 기관장 리더십 공백을 막기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식 임기가 아닌 직무대행의 개념에 해당하기 때문에 결국 기관장 리더십도 담보할 수 없다.
기관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기관들은 시급한 현안 처리와 더불어 주요 연구비 배분 등 운영계획 수립, 각종 협약 체결 등에 큰 차질을 빚었다. 현행 대행 체제에서는 굵직한 현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임기가 끝난 원장의 높은 임금과 관사 계약 연장, 해외 출장 등으로 부적절한 예산을 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 권한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에게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현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그동안 많은 출연연에서는 제때 기관장 선임이 진행되지 못했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가 낙점되는 일도 많았다.
특히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필두로 오는 2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4월에는 한국기계연구원 원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이들 기관에서도 새 기관장 선임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선 현장에서는 기관장들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선임 절차를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국공공연구노조는 현행 출연연 기관장 선임제도를 전면적 개편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신임 기관장 후보를 검증 선임하는 대신 출연연 구성원의 의견을 청취하는 민주적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보자 대상 공개토론회나 공청회를 통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과학은 정치적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는 영역 중 하나다.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정권에 입맛에 맞는 인사를 선임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할때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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