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병 의료접근권 보장 제도개선 권고”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국군 장병들의 의료접근권 보장을 위해 민간병원 활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군 의료체계를 개편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8일 나왔다. 국내 민간의료의 경우 접근성이 매우 높음 반면, 군인들의 경우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못 받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인권위는 먼저 장병의 의료행위 선택권 보장에 관한 법령 규정과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 및 외출·외박 신청 시 지휘관이 원칙적으로 승인해야 한다’는 법령 규정의 신설이 각각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구체적으로 ▷병사의 민간병원 입원 기간을 현행 10일 이내에서 30일 이내로 확대 ▷병사의 진료 목적 청원휴가 사용 요건 완화 ▷병사가 휴가를 1시간 단위로 분할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 ▷군 의료기관의 진료 시간대를 조정하고 야간진료 활성화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일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 높은 수준이나, 인권위가 2020년 실시한 ‘장병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군 의료체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군인은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때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군 의료기관의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 문제도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보편적 의료서비스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하지만, 현행 군 의료체계와 군 의료서비스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군의관 중 장기복무 군의관은 약 7.7%에 불과하고, 임상 경험이 적은 단기복무 군의관들이 대부분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짚었다.
또 “국방부는 장기복무 군의관 처우개선 등을 통해 숙련도 높은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실제로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단기복무 군의관이 장기복무 지원을 한 경우는 6건밖에 되지 않았다”며 “이외에 각 부대의 연대‧대대 의무실은 장병들이 진료를 꺼릴 정도로 의료장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의료법상 병원의 역할을 하는 사단급 의무대에도 CT나 MRI 같은 정밀 검사장비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민간병원과 군 의료기관 간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인적・물적 자원 차이를 감안할 때, 장병들이 특히 민간병원을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군 의료기관의 외래진료 시간대를 2∼3시간 정도 늦추고 야간진료를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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