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기자회견서 “LH, 매입임대주택으로 세금 낭비”
“수유팰리스 매입비용, SH 공공아파트 원가보다 2배 비싸”
“5년간 매입임대주택 비용 5조8000억원”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주택을 직접 짓는 비용보다 2배까지 비싼 가격에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집값 폭등’ 시기였던 지난 5년간 투입된 매입임대주택 매입에 5조7000억원 규모를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LH의 매입임대주택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은 LH가 매입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매입원가와 서울주택토시공사(SH) 건설원가를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LH는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비용보다 2배가량 많은 비용을 들여 수유팰리스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유팰리스는 LH가 지난해 총 79억4950만원을 들여 매입했으나 정작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면서 ‘고가 매입’ 논란이 일었다.
경실련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공공아파트 건설원가를 분석한 결과, ‘세곡지구 2-1’ 아파트 전용면적 ㎡당 건설원가는 436만원이다. 반면 LH가 수유팰리스 36채를 매입하는데 지출한 비용을 전용면적 ㎡당으로 따지면 920만원으로, 세곡지구 아파트 건설원가보다 2배이상 비싸다.
경실련은 세곡 2-1 건설원가를 적용했을 때 36채를 직접 짓는다면 37억6353만원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실련은 “수유팰리스를 사들이는 가격으로 공공주택을 직접 지었다면 41억8597만원의 세금을 낭비하지 않았거나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SH 공공아파트 고덕강일 4단지 ㎡당 건설원가는 512만원, 오금 1단지는 486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수유팰리스 ㎡당 매입가격의 56%, 53% 수준이다.
LH의 매입임대주택 매입이 집값 폭등 시기에 집중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LH 매입임대 주택 매입금액은 총 5조8038억원으로, 5년간 5배가량, 주택 매입호수는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 전년 대비 매입금액이 2배가량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3700억(2318호) ▶2017년 5165억(2952호) ▶2018년 1조45억(4866호) ▶2019년 2조1691억(9214호) ▶2020년 1조7438호(6838호)를 매입했다.
서울 지역 사례로 좁히면 59㎡ 매입임대 아파트에 평균 4억4000만원, 다세대의 경우 3억8000만원이 들었다. 경실련은 "세곡 2-1 단지 1호를 짓는데 2억6000만원이 드는 것과 비교하면 매입임대 아파트의 경우 1억8000만원, 다세대는 1억2000만원 정도의 세금낭비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LH가 100억 이상을 들여 주택을 매입한 건수는 총 83건으로, 서울 강동구 도시생활형주택(615억), 수원시 정자동 아파트(443억), 수원시 오피스텔(419억) 등이다.
경실련은 “집값 폭등 시기에 LH가 매입임대를 급격히 늘린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매입이자 혈세 낭비”라며 “서울, 경기지역에서 벌어진 LH의 무분별한 주택매입은 집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제도가 건설사의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고, 무주택 서민들에게 공공주택을 공급해주는 좋은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미분양주택매입이 건설사에 대한 특혜가 되지 않도록 매입금액의 산정 기준을 사전에 공론화하고 매입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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