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 잔해 [로이터]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 잔해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2014년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사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관돼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격추 사건을 조사한 국제합동조사팀은 기자회견을 열어 격추에 사용된 미사일이 푸틴 대통령의 승인 하에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 세력에 제공됐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푸틴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 과정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는 “강력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여객기는 러시아산 부크(BUK)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다. 미사일을 쏜 것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친러 반군 조직이었다.

이로 인해 승객과 승무원 298명 모두가 사망했다. 희생자 가운데 196명은 네덜란드인이었기에 네덜란드 당국이 조사단을 이끌었다. 말레이시아, 호주,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이 조사팀에 합류했다.

조사단은 러시아 관리들이 반군과 통화에서 군사적 지원 제공 결정은 오로지 푸틴 대통령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반군 조직의 (미사일 제공) 요구가 푸틴 대통령에게 제시됐고, 받아들여졌다는 구체적인 정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요구가 부크 미사일 제공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2014년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건을 조사해온 국제합동조사팀이 8일(현지시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P]
2014년 격추된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건을 조사해온 국제합동조사팀이 8일(현지시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P]

하지만 푸틴 대통령을 기소하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완전하고 결정적인 증거라는 확실한 기준에는 미흡하다”며 “수사 역량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이 국가 원수로 면책특권을 누리기 때문에 네덜란드법에 따라 기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줄곧 사건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앞서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에서 조사팀이 기소한 4명 가운데 3명이 종신형, 나머지 1명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러시아는 이들의 인도를 거부했으며 조사팀과 협력도 모른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신형을 받은 3명이 실제로 징역을 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디냐 반 보첼라르 네덜란드 검찰차장은 “이번 조사의 목적인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개입에 대해 최고 수준까지 밝혀낸 만큼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의 책임을 묻는 절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팀은 러시아 당국 또는 내부 증인의 협력을 요청하며 “우리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향후에도 조사팀에 협조할 가능성이 적은 만큼 수사는 이대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증거 부족을 이유로 조사가 중단됐다는 점에 실망감을 표명하면서 러시아 당국에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