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우리가 10%p 앞서”…千 “이미 실버크로스”

安, 이태원 방문 거절하며 거리두기…千 “민생 챙겨야”

‘김기현 때리기’엔 협공…2위로 결선투표 진출 셈법

김기현·천하람·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김기현·천하람·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를 보름 앞두고 2위 자리를 둘러싼 안철수·천하람 후보가 ‘적대적 공생관계’를 보이고 있다. 선두주자인 김기현 후보에 대해 협공 전략을 펼치면서도 서로를 향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선거를 결선투표까지 끌고 가되, 상대의 표를 흡수해야만 결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안·천 후보 측은 현재 전당대회 판세를 스스로가 2위라고 자신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자체 지표 분석을 통해 천 후보를 상대로 약 10%포인트 앞섰다고 보고 있다. 반면 천 후보 측은 최근 상승세인 여론조사 추이 및 시차를 감안해 이미 ‘실버크로스(2·3위 간 지지율 역전)’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다퉈 2위를 주장하는 두 후보의 관계는 변화무쌍하다. 지난 20일 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1위인 김기현 후보를 향해 ‘울산KTX 역세권 투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협공을 펼쳤지만, 이틀 만에 물밑에서 신경전을 진행 중이다. 천 후보는 23일 이준석계 일반·청년 최고위원 후보들과 이태원 참사로 침체된 인근 상권을 방문하는 일정에 안 후보를 초청했는데, 안 후보가 ‘일정’을 이유로 사실상 제안을 거절하면서다.

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 후보께서 오시면 참 좋겠다”며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의 민생을 챙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정이 무엇이냐”고 했다. 이어 “너무나 혼탁하게 진행되는 여당의 전당대회입니다만 조금이라도 국민의 삶을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기 여당 대표 후보가 당권을 위해 민생을 외면했다는 뉘앙스를 내포한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이러한 천 후보의 메시지에 공개적으로 답변하지 않고 있다. 이는 천 후보의 공세에 대응해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양강구도를 깨려고 시도하는 것 같은데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더 이상의 갈등은 전대를 보시는 당원이나 국민이 피곤해 하실 것이란 판단에 따라 자신있는 정책 홍보에 힘을 싣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후보는 김기현 후보 검증에 있어서는 힘을 합칠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는 앞서 울산KTX 의혹 외에도 김 후보의 ‘바이든·날리면 의혹’ 언급을 비판해 왔다. 천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진영 논리에 따라 회피하는 대표는 안 된다”며 “선명성을 확실하게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도 김 후보에 대해 “이번 경선만 넘겨보자는 식이면 안 된다고 보고 지적할 부분은 지적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두 후보의 관계는 당대표 선거가 결선투표까지 이어져야 기회가 온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3월8일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한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를 대상으로 10~11일 결선 여론조사를 거쳐 최종 당선자를 발표하게 된다. 친윤계와 전통적인 당원 표심이 집중된 김기현 후보의 지지율을 깎는 동시에 서로의 득표율을 흡수해야 결선투표 진출이 가능한 셈이다.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