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소비재 수출·소비·여행수지 개선 기대

늘어난 재고 등 부담…경기진작 효과 제한

물가 상방압력 불가피…원자재 가격 꿈틀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침체돼 있는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그 효과가 과거에 비해 무딜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광객 증가로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수출이 일부 늘어날 수 있으나, 총체적 기대효과는 과거 절반 수준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쌓인 제조업 재고가 생산 증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물가는 거센 상방압력에 직면할 예정이다. 중국 소비가 살아나면서 주요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요 측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중국 관광객이 들어와 늘린 외식·숙박 소비 등은 생산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으나, 반대로 말하면 일부 물가 상방압력으로도 작용한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올해 전체 수출 목표액을 6850억달러로 설정했다. 지난해 수출액 6836억달러보다 0.2% 늘어난다는 것이다. 기재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경제정책방향 예측과 비교한 4.7%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목표다. 경제정책방향에서는 2023년 통관 기준 수출액이 전년 대비 4.5% 감소할 것으로 봤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중국 성장률이 작년보다 2%포인트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성장률도 0.3%포인트 정도 오를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중국 성장률이 지난해 3.0%에서 리오프닝 영향 등으로 올해 5.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도 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연합]
사진은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연합]

여행수지 개선도 기대된다. 중국은 주요 지역 중 우리나라가 사실상 유일하게 여행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다. 여행이 2019년 수준을 회복한다고 가정하면 대중(對中) 여행수지는 약 8.7배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지역별 경상수지에 따르면 대중 여행수지는 2021년 7억4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64억6220만달러와 비교하면 2년 사이 57억1920만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에 17억460만달러로 줄었던 여행수지 흑자폭이 2021년 들어 더 감소했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은은 중국 성장에 따른 수혜 정도가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용준 한은 아태경제팀장은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아진데다, 중국 경제 회복이 소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글로벌 수요도 부진해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 효과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과거의 경우 중국 성장률이 2%포인트 오르면 한국 성장률 제고 효과가 0.5∼0.6%포인트로 추정됐지만, 이제 0.3%포인트 내외”라고 설명했다.

늘어난 재고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은 199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2023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0.0%로 전월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산업활동동향 통계가 개편되고 연간 조정을 거치면서 지난해 6월부터 120%를 상회하던 재고율은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그럼에도 1월 재고율이 다시 120%를 넘겼다.

늘어난 재고는 필연적으로 ‘재고조정’을 불러온다. 추가 생산을 일부 미루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생산측면에선 중국 리오프닝, 미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완화 등이 긍정적이나, 반도체 재고 증가에 따른 향후 재고조정 과정,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물가 측면에서는 전세계가 직접적인 상방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한은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경우 중국 리오프닝 등에 따른 수요 확대와 러시아 감산 등 공급 차질 탓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국내외 경제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둔화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지 않으면 공공요금 인상도 더 거세질 수 있다. 지난 1월 우리나라 전기·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31.7% 급등했다. 전기는 11.9%, 가스는 26.7%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오른 원자재 가격에도 올리지 않았던 공공요금이 독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더 상승하면 공공요금 상승세도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에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엔 4.0%를 기록,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지난해 7월 4.7%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12월 3.8%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1월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4개월 만에 4%대로 회귀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