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버스에서 내리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
서울 광화문광장 버스정류장에서 한 시민이 버스에서 내리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코로나가 끝나고 마스크 벗으니 이젠 독감이 유행이네.”

마스크를 벗으니 이젠 독감이다. 코로나가 물러나니 이젠 독감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모양새다. 독감 백신 및 치료제 판매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인기다. 치료제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2배 늘었고, 백신은 역대급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치료제 ‘타미플루’ 매출은 141억원을 기록했다. 타미플루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대표 독감치료제다.

코로나 직전 년도인 2019년에 타미플루 매출은 74억원이었다. 이에 코로나가 터지자 매출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0년 2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 분기당 매출은 불과 1억원에 그쳤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독감 환자가 급감한 탓이다.

코로나가 진정세를 보인 이후론 이제 타미플루 매출이 반전을 보이고 있다. 작년 3분기 11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더니 4분기에만 129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심지어 코로나 발생 전보다도 2배 가까이 매출이 뛴 결과다.

로슈 독감치료제 타미플루[123RF]
로슈 독감치료제 타미플루[123RF]
GC녹십자 독감치료제 '페라미플루'[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독감치료제 '페라미플루'[GC녹십자 제공]

제네릭(복제약)도 동반 인기다. 타미플루 제네약인 ‘한미플루’는 작년 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앞선 2021년엔 4000만원까지 떨어졌었다. 한 해만에 급변한 시장이다. 올해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한미플루 매출은 49억원 수준이었다.

주사 형태의 독감치료제 매출도 회복세다. GC녹십자가 개발한 ‘페라미플루’는 지난해 4분기 2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페라미플루 역시 코로나 기간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타미플루가 5일간 복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페라미플루는 단 1회 정맥주사로 독감을 치료할 수 있다.

코로나 상황이 진전되면서 오히려 독감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사람들 접촉이 늘어났고 마스크를 벗는 사람도 많아진 탓으로 분석한다. 평년보다 추웠던 겨울철 날씨도 독감 바이러스 확산에 일조했다.

GC녹십자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GC녹십자 제공]
GC녹십자 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GC녹십자 제공]

치료제 뿐 아니라 백신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큰 폭의 매출 신장을 기록 중이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독감 백신은 GC녹십자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로, 매출 5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1위 제품이다.

코로나 이전엔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 매출 1위 제품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0년 스카이셀플루4가 매출 63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3년 간 코로나 백신 생산을 이유로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했고, 그 사이 GC녹십자가 1위를 차지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부터 다시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한다.

그 외에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테트라'는 2021년 130억원에서 작년 304억원으로 매출이 134%나 늘었다. 보령바이오파마 '플루V테트라', GSK '플루아릭스테트라' 등이 전년 대비 50%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쇼핑몰에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쇼핑몰에 한 시민이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들고 있다. 이상섭 기자

질병관리청은 작년 12월 초 겨울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관련, 예방접종 및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지난 12월 4~10일 동안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30.3명을 기록했다.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은 4.9명이다.

서울 송파구 한 이비인후과 A의사는 “그동안 마스크를 생활화하면서 독감 환자가 눈에 띄게 줄었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서 감기 환자가 많아졌다”며 “치료제뿐만 아니라 백신을 맞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