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 플랫폼 ‘파도상자’ 운영
유병만 공유어장 대표의 역발상
흑산도에서 진짜 잡은 홍어처럼, 특정한 바다나 어종을 주문하고 싶은 소비자가 있다. 유병만(사진) 대표는 이 같은 소비자의 수요를 겨냥해 맞춤형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공유어장을 창업했다. 소비자는 이 과정을 영상으로 확인,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9년 공유어장을 설립한 유 대표는 관광지인 제주도에서 어떤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이 회사를 창업했다. 원래는 어부로 살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부의 삶을 곁에서 보고 불만이 생겼다. 어부는 매일 잡히는 수산물의 양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격도 자기가 정하지 못한다. 도매업자 등과 협상을 해야 한다. 많이 잡더라도 팔리지 않으면 신선도가 떨어져 상품을 버려야 한다. 유통 과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수익도 들쭉날쭉이었다.
소비자 역시 신선한 수산물을 먹고 싶지만 몇 단계 유통 과정을 거쳐 오는 상품은 신선도가 떨어지고, 원산지 역시 완전히 신뢰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
공유어장이 만든 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파도상자’는 선주문 후 조업을 하는 역발상의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소비자는 원하는 수산물이 있으면 우선 결제한다. 그럼 해당 지역 어부가 조업 요청 알림을 받는다. 어부는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조업 가능 여부, 조업 개시, 조업 완료 단계를 알려준다. 어부는 바다와 날씨 상황에 따라 조업가능, 조업관망 중, 조업불가 등의 조업 상태를 알린다.
보통 주문 결제 후 조업 완료까지는 최대 2주가 걸린다. 만약 조업이 안되는 상황이면 환불된다. 현재 제주도 이외에 남해안, 동해안, 서해안 등 전 지역 48개 어장, 100여명의 어부가 참여 중이다.
공유어장 관계자는 “소비자는 직접 현지에서 잡힌 수산물을 신선한 상태로 받아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며 “어부도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직거래로 유통하니 수익이 더 많아진다”고 했다.
특히 조업 현황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니 소비자 입장에선 원산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업 현장을 간접 체험할 수도 있다.
이런 독특한 서비스 덕분에 공유어장은 2021년 크립톤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고 이듬해엔 10억원의 프리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투자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탈 빅베이슨 케피탈과 서울대 기술지주가 참여했다. 한진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의 유망 스타트업으로도 발굴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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