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엔 베네치아 100년 전통 레스토랑과 교환셰프 시대 열어 - 32년 장인정신으로 유기농에 참나무 화목 자연의 맛에 올인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나폴리 화덕피자 및 생면파스타 전문점 kitchen 485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 언론보도를 통해 ‘서울의 3대 화덕피자’로 유명세를 타더니, 최근 이탈리아 100년 전통의 레스토랑과 셰프 교환 협약도 체결했다.

“생면파스타는 매장에서 직접 뽑고요 토마토나 채소는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합니다. 그리고 자연에 가까운 맛을 내기위해 참나무를 직적 산에서 엔진톱으로 잘라 가져와 사용합니다.” kitchen 485의 태재성 셰프는 고객의 입맛을 위해번잡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kitchen 485 매장에 들어서면 커다란 구리빛 화덕이 눈에 띈다. 이 화덕은 과거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것을 사용했는데 불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태 셰프가 원하는 맛을 낼 수 있는 새롭게 만든 화덕이다.

“이 장작 화덕은 친형이 직접 제작한 건데요. 형님은 도자기로 유명한 고창에서 오랜 기간 도공으로 일하면서 전기면허 등 화덕 제작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익힌 화덕 장인입니다. 현재 전국에 저희 형님이 제작한 화덕을 사용하는 프랜차이즈만도 10여군데에 이르죠. 이 장작화덕은 내화벽돌을 두세 겹으로 두텁게 쌓은 후 다양한 단열재로 겹겹이 에워싸 화덕을 밖에서 만져도 미지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열효과가 뛰어 납니다.”

태 셰프는 맛을 위해 생면 파스타 기계도 직접 만들었다.

“지금까지 상호가 다른 이탈리아 기계 5대 정도를 사용해 봤는데요. 섞는 방식, 회전 방법, 압력 등이 달라 원하는 맛을 만들기에는 늘 뭔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왕 화덕을 만드는 김에 아예 생면 파스타 기계도 함께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거죠. 원하는 특성대로 설계해 제작하니 쫄깃쫄깃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면발은 물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먹물면, 고추면, 쑥면 등 다양한 맛과 형태의 생면 파스타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 수 있어 고객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그는 맛과 고객의 건강을 위해 웬만한 채소는 직접 길러 사용한다. 한때는 표고버섯도 직접 재배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지금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채소를 기를때 거름은 장작화덕에서 나오는 숯과 재를 활용한다.

“나무 재를 밭에 뿌려 비료로 사용하면 병충해도 안 생기고 토마토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말 그대로 힐링푸드죠. 내년에는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겨울에도 재배할 생각입니다. 토마토를 충분히 익힌 후 수확하니 맛이 아주 일품입니다.”

태 셰프는 참나무 화목도 장작으로 쪼개서 사용하지 않는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통나무를 사용한다. 이를 위해 일주일에 두번은 산에 오른다.

“나폴리에 있는 한 핏쩨리아에서 통나무를 화목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아, 저거다’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울 근교의 허가 받은 채취장을 적극적으로 찾았습니다. 통나무는 쪼개진 장작에 비해 불 피우기는 어렵지만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겉이 바삭하고 속이 쫄깃쫄깃한 나폴리 피자를 만들기에 제격입니다. 나무를 하며 땀방울을 흘리다 보면 머릿속에 복잡했던 문제들도 정리되고 새로운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도 떠오르곤 합니다.”

그는 오직 맛 때문에 직접 농사 지은 채소에 통나무까지 직접 준비해 맞춤 화덕과 맞춤 파스타 기계로 피자와 파스타를 만드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잠시 머물 때 이야기인데요. 기대와 다르게 이탈리아 현지 레스토랑에서 파는 파스타가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어요.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다 보니 디테일한 것까지는 신경 쓰지는 않는 것 같아요. 조금 실망하던 차에 나폴리의 한 레스토랑에서 토마토 파스타를 먹게 됐는데, 바로 이 맛이라는 확신을 얻었어요. 요리사에게 물어보니 갓 수확한 신선한 토마토로 파스타를 만들었다는 거에요. 그때 맛본 파스타의 맛에서 힘들어도 직접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또 나폴리의 한 핏쩨리아에 있는 화덕에서 통나무가 몇시간동안 타는 것을 유심히 지켜 본 뒤 직접 통나무를 알맞은 크기로 절단해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는데 ‘궁극의 맛’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것이 제 요리철학입니다.”

태 셰프는 내년부터는 베네치아 100년 전통의 레스토랑과 셰프도 교환한다고 밝혔다.

“해마다 한두 차례 이탈리아로 시식여행을 갑니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부터 유서 깊은 전통 레스토랑까지 보통 50곳 이상의 레스토랑을 방문하는데, 베네치아에 있는 ‘뜨라또리아 아이 까챠또리’(Trattoria ai Cacciatori)에서 맛본 음식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과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저의 요리 철학과도 잘 맞는 것 같더라고요. 알고 보니 창업한지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레스토랑이더라고요. 이 곳의 30여 개의 메뉴를 모두 먹어봤다는 고객들이 꽤 있을 정도로 유명하기도 하고요. 그 때부터 이탈리아 사장님과 진지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kitchen 485의 조리 방식, 서두르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맛의 본질을 추구하는 장인정신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통하니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 등의 식자재 구입부터 셰프 교환까지 협력하게 됐습니다.”

태 셰프는 홍대앞 명물로 자리 잡은 레스토랑을 확장할 계획이다. 고객들이 정통 이탈리아 파스타를 맛보기 위해 굳이 멀리 있는 이곳까지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잠시의 만남이었지만 태재성 셰프의 장인정신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2013년 2월 오픈한 이래 흔하디 흔한 블로그 마케팅도 하지 않고 흑자전환을 일궈내고,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악재 속에서도 매출이 17%가 성장했다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계획하고 있는 kitchen 485 2호점이 어디에서 오픈할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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