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고(故) 최모(45) 경위의 죽음에 경찰은 비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관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정치권의 분란으로 경찰이 죽음으로 내몰린 상황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선서에서 정보 업무를 담당하는 한 경찰관은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는 유서 내용에서도 보이듯 최 경위는 평소 강직한 성품의 인물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당초 검찰 수사가 국정개입의 실체를 밝히기보다 문서 유출의 ‘꼬리 짜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아니냐”며 “‘경찰이 힘없는 조직임을 지금처럼 통감한 적이 없다’는 고 최 경위의 유서 내용을 부정할 수 없어 서글프다”고도 했다.

최 경위는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학원 논술 강사 등을 하다가 1999년 서른의 나이에 순경으로 입직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로 검찰 수사를 받던 그는 지난 13일 경기도 이천에서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한 뒤 최 경위의 죽음에 대해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최 경위의 빈소는 14일 오후 5시께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당 성요셉관에 마련됐다. 15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정장 등이 빈소를 방문해 조문할 계획이다.

한편 최 경위가 숨진 다음날 오후 6시께 최 경위의 가족은 명일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경위의 유서 14장 중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뺀 8장을 복사해 공개했다. 유서에는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됐다’,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한이 들기도 했다’,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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