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아베노믹스 동력 확보 vs 아베 총리 우경화 가속’
14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압승을 거둔 것과 관련해 일본언론과 외신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 현지언론은 아베노믹스 재신임과 싸늘한 민심에 집중한 반면, 외신은 아베 신조 총리의 우경화 가속을 지적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5일자 사설에 “중의원 선거가 ‘싸늘한 신임’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썼다. 신문은 “이번 심판이 ‘아베 정치’ 전반을 신뢰한 것은 아니다”면서 “원전 재가동과 초고령화, 인구감소 사회에서의 사회보장 기본 방향, 특정비밀보호법 등 다수의 현안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야당 민주당의 역사적 참패를 거론하면서 “일본은 과거 정당 정치가 기능을 하지 못해 결국 전쟁의 길을 걸었던 아픈 역사가 있다”며 “야당이 신뢰를 얻지 못하면 자민당 정권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게 될 경우 정치가 잘못된 방향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 진보매체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내세운 슬로건인 ‘이 길 밖에 없다’가 신자유주의를 주창한 영국 마가렛 대처 총리의 “대안이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에서 유래한 점을 상기키면서 “아베 총리가 역설한 ‘이 길’은 분단을 채우는 ‘이 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번 압승으로 “지난 2년의 정책을 모두 신뢰하고 더욱 자유자재로 정책을 진행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면 실수다”면서 지난해 일본의 상대적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중 6번째로 높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은 특정비밀보호법이나 집단적 자위권, 원전 재가동 등 다수의 분열선을 사회에 그었다”며 분열된 국민을 통합시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이번에 나타난 민의를 새로운 안보법제 정비, 원전 재가동 등 여론이 엇갈린 다양한 주요 정책의 추진력으로 활용해 정치를 전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약(多弱ㆍ야당의 약체)에 의한 승리에 자만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성장전략 실현에 집중하는 ‘아베노믹스 2막’을 주문했다.
신문은 “이번 여당의 승리로 아베노믹스가 탈디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하락) 혹은 거품이라는 중대국면에 직면했다”고 경고하면서 “아베노믹스가 앞으로도 엔화약세와 주가상승 정책으로만 치우친다면 실물경제와의 괴리를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해외 언론은 아베 정권의 우경화 폭주를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총리가 할아버지(외조부 기시 노부스케)의 민족주의를 되살린다며 "아베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이 일본 열강 회복을 추진했던 ‘전범’ 노부스케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베 총리의 ‘이 길(아베노믹스) 밖에 없다’는 총선 슬로건도 노부스케가 ‘이 길(전쟁) 밖에 없다’고 한 것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은 “아베 총리가 절대안정 다수를 확보하는 대승을 거뒀지만, 고통스러운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평화헌법 개정에 주력할 가능성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아베 총리가 정책을 지속할 권한을 얻었지만 모든 일본인들을 납득시킨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FT는 “많은 이들은 아베 총리가 구조개혁보다 강경한 외교정책에 더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전후 최저 투표율에 주목하면서 “유권자 관심이 확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AP통신은 “아베 총리의 야심찬 정치ㆍ경제개혁이 추진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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