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사업구조 재편 마무리 수순

방산·친환경에너지 시너지 극대화

‘자산총액 100조 클럽’ 가입 성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한화그룹이 마침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게 됐다. 27일 양사의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이 나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한화의 사업구조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팀 최고책임자로서 전체 과정을 총괄 지휘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완료를 계기로 방산과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방위산업 분야에서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안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최종 마무리 짓고 종합 방산·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한화는 이번 인수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 주력인 방산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인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지면서 K-방산에 대한 주요국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는 앞서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한화디펜스, ㈜한화 등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한 바 있다.

한화가 대우조선의 잠수함·군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하면 기존 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방산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각사의 중동, 유럽, 아시아 등 해외 판로를 결합해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해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한화는 방산 유지보수(MRO)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미래 방산 기술을 민간 상선에 적용하는 등 신사업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을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 능력과 결합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을 개발하거나 잠수함에 적용 중인 한화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선박을 만드는 등의 사업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 미래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의 LNG(액화천연가스), 암모니아, 수소, 풍력 등 에너지 분야 역량을 대우조선해양의 에너지 생산, 운송 기술과 결합해 저장, 활용, 판매로 이어지는 에너지 산업 밸류체인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존 LNG 수입·발전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및 운반, 연안 재기화 기술을 더해 LNG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 에너지와 관련해서도 대우조선이 운반선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연관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이 경쟁력을 갖춘 해상풍력설치선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에서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한화는 이번 대우조선 인수로 ‘자산총액 100조원’ 클럽 가입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는 7위를 유지하지만 단순 계산으로 자산총액이 95조원대로 늘어나면서 현재 6위인 롯데(130조원)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게 된다. 그룹의 오세 3세에 대한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는다. 한화는 현재 3형제 간의 승계구도가 명확히 나눠져 있다. 김 부회장은 방산·화학·태양광 등을 주력으로 그룹 전체와 미래를 담보할 핵심 사업을 맡는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을,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은 유통·건설·기계를 담당한다.

현재 김 부회장은 핵심 그룹사인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장·대표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등 5개사에서 모두 2조원이 투입되며, 김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체 투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원을 출연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마지막 인수 과정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김 부회장 중심의 승계구도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