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법안심사소위, 5차례 회의 끝 합의안 도출
24일 국토위·법사위 거쳐 25일 본회의 상정
보증금 상한 5억·사기성 깡통전세·근생도 인정
최우선변제액 만큼 10년 무이자 대출
파산·개인회생 시 20년간 연체정보 등록 유예
피해자 단체 “피해자 선별 여전…선구제 후회수 빠져”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전세사기 특별법을 논의해 온 여야가 22일 최종 합의안을 마련했다. 당초 정부·여당안보다 피해자 인정 범위가 크게 넓어졌고, 무이자 대출 등 금융지원 폭을 확대했다. 특별법은 24일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어 25일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마련한 전세사기 특별법 수정안을 의결했다. 국토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사기와 관련해 대안을 마련했다”며 “끊임없이 피해자의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대상을 확대하고, 지원을 더 넓히고 촘촘하게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국토위 법안심사소위는 이날까지 총 5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당초 6개로 제한됐던 피해자 인정 요건이 크게 확대됐다. 당초 최대 3억원까지였던 전세보증금 상한은 최대 4억5000만원을 거쳐 최대 5억원까지 조정됐다. 전세보증금이 5억원을 넘더라도 조세 채권 안분 등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피해주택의 기준 면적과 손실액 수를 명시한 조항은 삭제됐다.
또 임대인 등에 대한 수사 개시나 기망·부정양도 외에 전세사기로 의심될 만한 ‘무자본 갭투기’도 피해를 인정하기로 했다. 특히 피해자가 1명이더라도 과도한 무자본 갭투기 정황이 있어 피해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 특별법을 적용하기로 해 사기성 깡통전세(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과 같거나 이보다 비싼 주택)도 피해자로 인정받을 길이 열렸다. 주거용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불법 개조한 근린생활시설도 피해주택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요구했던 전세보증금 채권 매입, 최우선변제금 제도 조정(소급) 등은 다른 사기 피해자와의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선순위 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등 부작용이 우려돼 끝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최우선변제금액 만큼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을 열어주기로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파산 또는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대출 신청, 신용카드 발급 등이 연체 정보 등록을 20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밖에 정부가 피해자들의 경매를 대행하고, 정부 부담 비용을 기존의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
특별법은 오는 24일 국토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25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여야 합의로 수정안이 마련된 만큼 통과가 유력하다. 지난달 27일 정부·여당안이 발표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국회의 특별법 논의는 지난달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전세사기를 비관한 피해자들이 연이어 목숨을 끊으면서 시작됐다.
특별법은 2년 동안만 적용되는 한시법이다. 김정재 의원은 “모니터링을 하면서 더 필요한 게 있을 수 있다”며 “6개월에 한 번씩 상임위에 보고를 하도록 규정을 넣어 놨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추후 모니터링을 통한 추가 개정 가능성을 열어 놨다. 국토위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사각지대가 많이 발생하거나, 여러가지 특별법에서 담지 못한 피해구제 상황이 발생할 때는 확실하게 보완 입법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진행 과정 속에서 다양하게 드러난 피해자 유형을 살피고, 그것을 보완하는 추가 입법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모인 전세사기·깡통전세 전국대책위와 시민사회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여전히 피해자 선별로 피해자 범위를 축소시키고 잇으며, 피해자들이 요구해 온 선(先)구제 후(後) 회수 같은 적극적인 피해구제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본회의 상정 전까지 추가 수정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피해자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특별법 합의안에 분노한다”며 “국회는 희생자들이 정부 대책에 실망하고, 피해자로 인정되지 못함에 낙담하고, 거대한 대출을 감당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다 희생됐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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