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여야 공방…특별법 논의할 법안소위 위원장직 ‘신경전’도

“진정성 있는 숙의 필요” vs “유족 한 풀어야…페스트트랙 당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단식 농성을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단식 농성을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제정 논의가 여야의 정쟁으로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여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특별법 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희생자 추모를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당론으로 채택했다. 국회 과반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다는 것은 여야 합의 없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교흥 위원장이 이만희 여당 간사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두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교흥 위원장이 이만희 여당 간사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를 두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이 추진하는 특별법이 진정으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인지 굉장히 의심이 든다"며 "법안 내용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제대로 된 여당과의 협의 없이 당론으로까지 추진하려는 민주당 태도에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까지 하겠다고 하면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이면에는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서 국회 입법 권한을 남용하면서까지 재난을 정쟁화하려는 것"이라며 "유가족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를 같은 선상에 놓고 특별법의 필요성을 논하는 것은 안 된다"며 "세월호 참사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발생해 사고 원인부터 구조 논란까지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태원 참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법의 조사위원회 구성부터가 중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면서 "조사위원회에 감사 요구 등의 권한을 주면서 무소불위가 되고, 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김교흥 행안위원장을 향해 "이태원 특별법 처리를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 처리하겠다고 공언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도 "민주당이 당론으로는 패스트트랙에 올린다고 발표하고 상임위에서는 여야 합의를 한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며 "이태원 특별법은 진정성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처럼 패스트트랙에 올려서 위헌 소송까지 가는 특별법이 돼서는 안 된다"며 "유가족을 희망 고문해서는 안 된다. 특별법으로 안정적인 법적 보장과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멀어진다"고 꼬집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대표 직무 대행(왼쪽)과 희생자 고(故) 박가영 씨의 어머니 최선미 협의회 운영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대표 직무 대행(왼쪽)과 희생자 고(故) 박가영 씨의 어머니 최선미 협의회 운영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유가족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상식 입법"이라며 이태원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강 의원은 "(여당이) 희생자와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 주는 입법에 동참하고, 혹시 의견이 있다면 충분한 논의를 통해 합리적 대안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유가족들이 곡기를 끊어가면서 원통해하는데 그분들의 한을 풀어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같은당 이해식 의원은 "이태원 참사 관련 수감 중인 분들이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유가족의 속이 문드러진다고 한다"며 "유족들이 법안 통과를 요구하는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분들의 요구는 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법안 문제점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토론을 할 수 있고 합의를 할 수 있다"며 "유족들의 요구에 최대한 성실히 응하는 것이 행안위와 국회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행안위 법안심사2소위원회 위원장 교체를 두고서도 신경전을 펼쳤다. 이태원 특별법은 2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김교흥 위원장은 과거 합의대로 현재 이만희 의원이 맡고 있는 2소위원장을 야당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의원은 여야 합의 처리를 공언하지 않으면 2소위원장을 교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여야는 이날 이태원 특별법을 상정하고,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nic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