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국가로 스파이를 잠입시키기 위해 브라질을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브라질에서는 출생 기록만 있으면 신분증과 여권을 얻는 것이 어렵지 않아 러시아 스파이들이 국적세탁에 악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노르웨이에선 한 대학에서 활동하던 브라질 국적의 연구원이 러시아인으로 밝혀졌으며 스파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그 이전엔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몇 년 간 몸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엔 러시아 정보요원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체르카소프란 인물이 네덜란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잠입하려다 붙잡혔다. 그는 2010년 브라질 국적을 얻은 뒤 독일계 브라질인으로 신분을 위장해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미 정계 동향을 수집하는 등 13년 간 가짜 신분으로 살아왔다.
러시아는 체르카소프가 마약 밀수범이라며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는 등 공식적으로 스파이 활동을 부인하고 있다. 15년형을 받고 브라질에서 복역하고 있는 체르카소프 역시 허위 서류 이용은 인정하지만 자신이 러시아 스파이란 것은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WSJ에 “더 많은 비밀요원들이 브라질이나 다른 나라에 잠복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엔 브라질의 한 3D프린팅 업체 사장이 해외 여행을 간다며 출국했다 돌연 사라져 친구들이 그를 찾아 나섰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WSJ은 그리스 정보 당국을 인용, 이 남성이 슈미레프라는 이름의 러시아 스파이일 수 있다고 전했다.
WSJ은 일련의 러시아 스파이 발각은 러시아가 브라질을 스파이 진출의 인큐베이터로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체르카소프는 고작 400달러 상당의 목걸이를 담당자에게 쥐어줌으로써 브라질 국적을 얻을 수 있었다. 가장 흔한 수법은 이미 사망한 사람의 신분을 도용하는 것이다. 브라질 당국은 이 같은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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