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원전 부지였다 ‘백지화’
신규 원전 가능성에 기대감
최근 정부 상대 행정소송 패소
원전 사업 추진 시선 남달라
[헤럴드경제=김빛나·정목희 기자] “이번에 정부가 영덕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하면 마을은 정부 의견을 들어보고 수용할 거에요.”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마을 이장 이미상씨는 11일 헤럴드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전날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발표를 보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을 드러냈다. 석리마을은 지난 2011년 당시 정부가 발표했던 ‘천지원자력발전소’ 예정지였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전면 무산됐다.
이 이장은 영덕이 원전 부지로 선정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원전 사업이 백지화됐던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힘들었다. 젊은 사람들은 사업하려고 계획 잡아 놨던 것이 물거품이 됐다. 정부 차원에서 여러 조건이 마련되면 모든 것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원전 백지화’의 아픔이 있는 경북 영덕에서 원전 신규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싹 트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신규 원전을 포함한 전력공급 능력 확충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년 상반기 확정될 전력수급 계획에 원전 건설이 9년 만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혜선 천지원전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이 원전을 재개한다는 말도 있고 해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경북 영덕은 최근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한 터라 신규 원전에 대한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를 상대로 한 원전지원금 반환 관련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경북 영덕군은 지난 5월 항소해 2심을 앞두고 있다. 영덕군은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영덕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등 409억원의 회수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낸 바 있다.
경북 영덕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전까지 나선 데는 오랜 원전 갈등이 있다. 12년 전인 2011년, 정부는 영덕 지역 내 석리·매정리·창포리 일대 324만여㎡를 1500㎿급 가압경수로형 원전 건설 예정지로 정했다.
건설 예정지로 선정되면서 영덕군은 원전을 짓기 위해 의회 동의를 얻어 영덕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을 2014년과 2015년 2년에 걸쳐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2017년 6월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혔고 원전 건설이 무산되자 정부는 지난 2021년 7월 이미 지급한 가산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영덕군은 이 같은 조처에 반발했지만 지연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 2021년 8월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원과 발생 이자를 포함한 409억원을 우선 반납했다.
이어 2021년 10월 가산금 회수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지난 4월 14일 패소했다.
수백억의 가산금도 문제였지만 지역 개발은 더 큰 문제를 남겼다. 영덕 해안가 주변이 원전 부지로 묶이면서 2012년부터 각종 개발이 중단되면서 발전이 멈췄다. 영덕군은 항소 입장문에서 “1심 판결을 존중하지만 각종 규제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감내해 온 주민과 원전 예정 구역 토지 소유주들에 대한 배려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을 이유로 관련 규정에 맞지 않게 가산금을 회수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조 비대위원장은 “원전 건설 외에는 영덕이 발전할만한 가능성이 없었다”며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다시 시작해서 (원전 사업을) 원상복귀하고 다시 차질 없이 진행되는 걸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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